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설 야권 단일후보 결정방식을 두고 제1야당 당수(黨首)와 현재 야권에서 가장 높은 여론조사 지지율을 기록 중인 예비주자 간 신경전이 치열하다. 주인공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다.
예전 같으면 감히 안 대표가 김 위원장을 대적하겠다고 나서지 못했을 테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안 대표가 야권 단일후보 결정국면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해 다양한 수를 선보이며 김 위원장 흔들기를 시도하고 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애써 무시하거나 '아직 안 대표는 내 상대가 아니다'는 등 시큰둥한 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두 사람 사이가 이미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넌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으면서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쓰러져야 갈등이 끝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21일 국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의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안 대표 본인도) 공당의 대표인데 지금 다른 당에서 실시하는 경선 과정에서 무소속 이름을 걸고 같이 하겠다는 것은 정치 도의, 상식에 맞지 않는 얘기"라며 "정치에도 일정한 상식이 있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전례가 없는 강도 높은 발언으로 안 대표를 공박한 것이다.
하루 전 안 대표가 김 위원장이 '오픈 경선 플랫폼' 제안을 거절한 데 대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체 야권 중 자기 지지층만 지키려 하지 말고 큰 정치를 해야 선거에서 이긴다"고 지적한 바 있는데 이에 대한 김 위원장의 대답인 셈이다.

'오픈 경선 플랫폼'과 관련해 김 위원장은 "우리 국민의힘이 알아서 할 일"이라며 "국민의힘은 내년 대선까지 준비해야 하는 정당이라는 인식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발언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안 대표도 밀리지 않고 있다. 안 대표는 지난 2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상인 간담회를 마친 뒤 "정말 중요한 건 저를 이기는 게 아니라 문재인 정권과 싸워 이기는 것"이라며 "지금 제1야당은 안철수와 싸우는 것 같다"며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정치권에선 예상과 달리 안 대표가 김 위원장을 상대로 선전을 펼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오픈 경선 플랫폼'과 관련 국민의힘 내부의 중진들이 김 위원장을 흔들도록 하는 수완도 발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사람의 야권 내 주도권 경쟁에 실망한 여론이 등을 돌리면서 여당 지지율이 다시 올라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내년 대선까지 갈 길 바쁜 국민의힘으로선 안 대표를 상대로 너무 많은 체력을 소진할 수 없다"며 "정도(正道)로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성과를 내고 다음 수순을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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