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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롱패딩 사고 유족 "끌려가다 죽어버린 내 동생"…靑 국민청원

버스 롱패딩 사고
버스 롱패딩 사고

경기도 파주에서 버스에서 내리던 20대 여성 승객의 롱패딩 옷소매가 뒷문에 끼이면서 결국 피해자가 사망한 '버스 롱패딩 사망 사고' 유족이 청와대 국민청원에서 "이제는 정은이와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안전이 보장된 대중교통을 원한다"고 호소했다.

버스 롱패딩 사고의 유족이라 밝힌 청원인은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끌려가다 죽어버린 내 동생, 이제는 멈춰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을 올렸다.

청원인은 "파주에서 20대 여성의 옷자락이 문틈에 끼어 사망한 사건을 알고 계시나요. 그 날, 별이 되어버린 사람은 바로 제 동생입니다"라고 글을 시작했다.

그는 "제 동생은 10m를 끌려가다가 넘어지면서 뒷바퀴에 깔려 즉사했습니다. 처음에는 문을 두드리고, 속도를 내는 버스에 놀라 같이 뛰어보기도 했지만 순식간에 결국 넘어져 버렸습니다"라고 사건 개요를 설명했다.

이어 "버스에는 센서가 있다고 하지만, 버스 뒷문은 2.5cm의 압력이 가해져야 문이 열리도록 되어있습니다"며 "2.5cm의 두께가 되지 않으면 이런 경고를 알릴 방법은 운전기사의 확인 외에는 없습니다. 이런 센서 또한 개선이 필요하며 안전한 운행을 위해서라도 정기적인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승하차 때 나는 사고의 경우 범칙금 또는 버스회사 내부에서 교육으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사고에 대해서는 운전자에 대한 형사책임을 확실히 할 수 있는 법이 재정비되어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그러면서 그는 ▷버스기사의 정기적인 안전교육의 강화 ▷승하차 센서 개선 ▷승하차 시 타고 내릴 수 있는 안전한 시간 확보 ▷운전기사의 안전한 근무환경 ( 시간 및 배차간격 등 ) ▷버스 사고의 처벌 강화 등을 제안했다.

청원인은 "언제든 큰일이 될 수 있고 나에게도 위험할 수 있다는 걸 우리는 명심하여야 합니다"라며 "대중교통, 대한민국에서 한 번도 이용하지 않으신 분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사고는 제 동생이지만,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해당 청원은 23일 오후 12시 25분 현재 8천800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다음은 청와대 국민청원 글 전문.

끌려가다 죽어버린 내 동생, 이제는 멈춰주세요.

19일, 파주에서 20대 여성의 옷자락이 문틈에 끼어 사망한 사건을 알고 계시나요?

그 날, 별이 되어버린 사람은 바로 제 동생입니다.

버스 문틈에 옷이 끼인 채 10m를 끌려가다가 뒷바퀴에 깔렸고, 깔린 동생은 응급처치도 못한 채 하얀 천에 덮였습니다. 한 번의 확인, 내린 후 3초의 기다림만 있었더라도 이런 억울하고 허망한 죽음은 없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동생의 사망 기사를 확인하며 뒷문 끼임을 경험, 끼임을 당할 뻔한 댓글들과 뒷문 끼임 사건의 기사들을 많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2012년 3월 3일에는 10대가 문틈에 옷이 낀 채 50m를 끌려가다가 버스 뒷바퀴에 치여 숨진 사고, 2016년 7월 10일에는 70대가 왼팔이 시내버스 문에 끼어 넘어져 오른쪽 바퀴에 깔려 다리를 절단한 사고, 2017년 4월 18일에는 20대의 옷이 문틈에 끼어 10m 끌려가다가 바닥에 넘어져서 끼인 옷이 찢어지고 전치 6주 이상의 진단을 받은 사고.

이 외에도 사고 및 사망은 수도 없이 많았고 신고하지 않은 채 댓글로 남겨주신 크고 작은 사고들도 정말 많았습니다.

제 동생은 10m를 끌려가다가 넘어지면서 뒷바퀴에 깔려 즉사했습니다. 처음에는 문을 두드리고, 속도를 내는 버스에 놀라 같이 뛰어보기도 했지만 순식간에 결국 넘어져 버렸습니다.

모두가 롱패딩에 주목하며 롱패딩의 위험성을 이야기하였지만, 옷소매입니다. 저희 가족은 손인지, 손목인지, 옷소매인지 의문인 상태이기에 제대로 된 확인을 위하여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말인즉슨, 우리가 바꾸지 않으면 롱패딩을 입지 않더라도 이런 사고는 언제든 또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이야기죠.

동생 기사의 댓글에서 다른 버스 기사분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요.

노선이 너무 빡빡한데 배차간격은 맞춰야 하니 시간은 촉박해서 확인을 대충 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들도 있었습니다.

승하차 확인 교육 및 안전교육 강화, 적정 인원을 배치하여 운전자가 시간 압박을 받지 않을 수 있는 안전한 근무환경이 필요합니다.

버스에는 센서가 있다고 하지만, 버스 뒷문은 2.5cm의 압력이 가해져야 문이 열리도록 되어있습니다. 2.5cm의 두께가 되지 않으면 이런 경고를 알릴 방법은 운전기사의 확인 외에는 없습니다. 이런 센서 또한 개선이 필요하며 안전한 운행을 위해서라도 정기적인 정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승하차 때 나는 사고의 경우 범칙금 또는 버스회사 내부에서 교육으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사고에 대해서는 운전자에 대한 형사책임을 확실히 할 수 있는 법이 재정비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청원하고 싶은 건,

1. 버스기사의 정기적인 안전교육의 강화
2. 승하차 센서 개선
3. 승하차 시 타고 내릴 수 있는 안전한 시간 확보
4. 운전기사의 안전한 근무환경 ( 시간 및 배차간격 등 )
5. 버스 사고의 처벌 강화

우리 사회는 빠르게 돌아갑니다.

버스에서 하차하다가 옷이 끼이거나 가방끈이 끼이는 건 그날 참 재수가 없었네, 하며 지나가기도 합니다.

제 동생도 끼었다가 다시 문이 열려서 옷이 빠졌더라면 아마 신고도 하지 않고 오늘 참 재수가 없었다며 저에게 웃으며 이야기했을 겁니다.

하지만 언제든 큰일이 될 수 있고 나에게도 위험할 수 있다는 걸 우리는 명심하여야 합니다.

대중교통, 대한민국에서 한 번도 이용하지 않으신 분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사고는 제 동생이지만,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정은이와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안전이 보장된 대중교통을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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