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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일단 앉아봅시다, 명상 한 번 해보자고요"… ‘책상 생활자의 요가’

책상 생활자의 요가 / 최정화 지음 / 창비교육 펴냄
매일 꾸준히 하는 게 중요… 일단 앉는 것부터 시작

대구 수성구립 범어도서관이 야외광장에서 운영한
대구 수성구립 범어도서관이 야외광장에서 운영한 '느림의 미학, 요가와 명상' 프로그램의 한 장면. 범어도서관 제공
책상 생활자의 요가 / 최정화 지음 / 창비교육 펴냄
책상 생활자의 요가 / 최정화 지음 / 창비교육 펴냄

현직 소설가가 쓴 요가입문서다. 작가가 요가 강사를 겸직하고 있으니 작가의 명망으로 대충 써낸 책은 아니다. 글을 잘 쓰려고 시작한 요가가 어느 정도 경지에 이르자 사이드 프로젝트로 삼은 셈이다.

달리기 마니아 무라카미 하루키가 달리기 입문서로 봐도 무리가 없는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쓴 것과 결이 같다고 보면 무리가 없다. 2012년 단편소설 '팜비치'로 등단, '지극히 내성적인', '흰 도시 이야기', '메모리 익스체인지' 등을 낸 최정화 작가가 썼다.

'힐링'을 주고받자는 에세이 전성시대에 나왔다. 작가는 "명상을 훈련하면서 겪은 다양한 삽질의 기록 정도로 생각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요가와 명상의 성공담, 실패담을 담으니 부차적으로 초급자를 위한 요가 실용서 역할도 한다. 이 책을 보며 정확한 요가 자세를 따라할 수는 없겠으나 책 독파를 기점으로 요가를 시작할 수는 있다. 마음먹게 하는 책이다.

책의 핵심 메시지는 '매일 명상을 해보자'는 것이다. 매일 같은 시간에 같은 일을 반복하는 것은 그 일을 더 잘할 수 있게 해준다고 작가는 주장한다. 특히 매일 한다는 것에 대한 작가의 의미 부여는 신념에 필적한다. 그는 이렇게 썼다.

'그것은 단지 성실한 태도나 반복된 습관을 의미하지 않는다. 결과에 연연하지 않음이다. (쓰고 있는 소설이 마음에 차지 않아도 일정 분량을 반드시 쓴다! 안 쓰는 대신 못 쓰면 된다!! 못 쓰는 것이 잘 쓰는 것보다 더 어렵다!!!) 기분이나 상황에 휘둘리지 않음이다.'

요가는 명상으로 가는 과정이다. 작가도 명상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을 굳이 요가로 강제하진 않는다. 뭔가를 강제하는 것 자체가 명상에 방해가 되는 탓이다. 다만 명상하겠다고 마음먹으면 오히려 긴장될 수 있으니 몸과 마음을 비우고 호흡을 가다듬겠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접근해보라고 권한다.

작가는 명상을 하기 힘든 이유를 '이제까지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꼬집는다. 여기서 얻게 되는 하나의 깨달음. 우리가 항상 잡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 머리가 비어 있어야 하는데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이다.

'책상생활자의 요가'에 등장하는 사슴

만화를 읽을 때처럼 편안하고, 소설을 읽을 때처럼 공감할 수 있도록 최대한 친근하고 단순한 명상책을 쓰고 싶었다며 작가는 손수 그림을 그려 넣었다. 작가의 분신처럼 보이는 사슴 한 마리가 등장해 독자가 이런저런 요가 자세를 이해하기 쉽도록 애쓴다. 정말이지, 그림동화책이라 우겨도 수긍할 만큼 그림이 많다.

작가는 고난도 요가 자세를 설명하지 않는다. 매일 양치질하듯 3분간 앉아 호흡에 집중하는 것이 시작이며, 자세를 잡을 때는 힘을 빼야 한다고 조언한다. 억지로 뭔가를 하려 하면 신기하게도 몸은 그 반대 방향으로 튀어 오른다는 것이다. 목표점에 거의 다다랐을 때 인위적인 힘을 가하면서 균형을 깨뜨리는 우를 범하는 이들에게 던지는 조언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작가는 요가와 명상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요술램프가 아니라고 말한다. 명상을 하는 것은 일상생활을 잘하기 위해서이지 자체가 목표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자신에게 알맞게 적절한 방법을 찾아가면서 하면 된다고 조언한다. '책상 생활자의 주 5일 틈새 스트레칭(지콜론북 펴냄)'과 제목이 비슷하고 출간일에 큰 차이가 없어 세트로 검색된다는 게 뜻밖의 주의점이다. 128쪽. 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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