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생신고도 안 된 채 엄마의 손에 숨진 딸을 잊지 못해 결국 극단적 선택을 한 친부가 생전 친모에게 아이의 건강과 출생 신고를 염려하며 보냈던 문자 메시지가 공개됐다.
딸의 죽음에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친부가 극단적인 선택으로 사망한 가운데 친딸을 살해한 엄마의 살해동기가 '남편에게 충격을 주기 위해서 였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전국민적인 공분을 사고 있다.
8살 딸을 살해한 친모 A(44) 씨는 최근 경찰 조사에서 "친부가 충격받을 것 같아서 딸을 살해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A씨는 지난 8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한 주택에서 딸 B(8)양의 호흡을 막아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됐다.
그는 1주일간 딸의 시신을 집 내부에 방치했다가 지난 15일 "아이가 죽었다"며 119에 신고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출동 당시 집 안에서 아무런 반응이 없자 강제로 문을 열고 들어가 A씨와 숨진 B양을 발견했다. 인천 미추홀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구속한 A씨를 기소 의견으로 지난 20일 검찰에 송치했다.
A씨와 사실혼 관계이자 B양의 친부인 C(46)씨는 딸의 사망 사실을 알고 죄책감에 시달리다가 지난 15일 경찰 조사를 받은 후 인천시 연수구 한 아파트에서 극단적 선택을 해 사망했다. 그는 남동생에게 "딸을 혼자 보낼 수 없다"는 글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딸을 잃은 슬픔으로 세상을 떠난 친부가 생전 친모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가 공개돼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JTBC 뉴스룸이 공개한 메시지를 살펴보면 공개된 메시지를 살펴보면 지난 7일 친모 A씨가 친부 C씨에게 컵라면을 먹고 있는 아이의 영상을 보냈다. 이를 본 C씨는 "짜니까 물을 먹이라"고 답장했다. 다음날 아이는 사망했다. C씨는 받지 않는 딸의 휴대전화로 무려 47차례나 전화를 걸었다.
C 씨는 이전에도 A씨에게 수차례 출생신고를 재촉했다. "돈을 보냈으니 출생신고를 하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수차례 보냈다. 그는 "50만원을 보냈고" "10만원을 넣어놨다" "출생신고 결과를 알려달라" "출생신고 됐냐"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 "출생신고 한다고 받아 간 돈만 세 번째다"라며 몇 달 동안 계속 출생신고 해달라고 요구했다.
C씨는 생전 딸을 끔찍하게 아낀 것으로 알려졌다. 그를 아는 지인들은 "가족을 먹여살리려고 지방에 까지 내려와 택배일을 할 정도로 성실한 사람이었다"며 "딸밖에 모르는 딸 바보"라고 전한 것으로 알려져 더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A씨는 출생신고를 차일피일 미뤄왔고 결국 아이는 사망신고서에 이름조차 올리지 못한 채 무명녀로 기록됐다.
C씨가 직접 출생신고를 하지 못했던 이유는 숨진 딸이 혼외자식이었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딸의 출생신고는 친모와 법적 남편 앞으로 이뤄져야 한다. A씨는 전 남편과 이혼하지 않은 채 C씨와의 사이에서 딸을 낳았다.
A씨는 "출생증명서만 다시 제출하면 끝나"라고 말했지만 마지막까지 출생신고를 하지 않았다.
그동안 친모는 생활고에 시달려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 조사에선 친부에게 충격을 주기 위해서라는 취지로 진술해 파문이 일었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친부가 충격을 받을 것 같아 딸을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딸을 살해한 날 친부 최씨와의 통화에서 "너 때문에 내가 망가졌다. 딸을 다시는 못 볼 줄 알라"며 신경질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딸을 살해한 후엔 "딸을 지방 고향집에 보냈다"고 했다.
경찰 조사 결과 C씨는 딸의 출생신고가 안 돼 있다는 것을 2018년에야 알았으며 A씨가 이혼하지 않은 유부녀라는 사실도 지난해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이들은 지난해 6월부터 별거에 들어갔다.
딸을 살해하기 일주일 전쯤부터 A씨는 지인들에게 "아이 아빠와 다시 시작해보려 한다" "셋이 합쳐 지방으로 가겠다"고 말하며 직장까지 그만 뒀었다. 하지만 아이는 출생신고조차 되지 않아 무연고 시신이 됐다.
한편 숨진 아이의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언은 "부패가 심해 사인을 알 수 없다"는 1차 구두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 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 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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