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 금호강 변 수성파크골프장.
거리두기로 문 닫은 지 거의 한 달.
재개장 휘슬에 이렇게 쏟아져 나왔습니다.
손맛, 잔디의 발맛, '땡그랑'하는 짜릿함까지
둘도 없는 재미에 하루해가 짧습니다.
북구 검단동 금호강 변 구장에선
머리에 불을 달고 새벽부터 야단입니다.
캄캄한 티박스도 '랜턴부조'면 일없습니다.
낮엔 대기줄이 길어 야밤에 온다고 했습니다.
아직도 '현역'이라는 한 어르신은 주말까지
못 참는다며 '새벽공'도 끝내준다고 했습니다.
경로당에서 복지관, 이제는 파크골프장.
이제서야 진짜 놀이터가 생겼습니다.
나이도, 전직도, 잘난 아들도 소용없습니다.
여기선 모두 사장님, 선생님, 여사님입니다.
27홀 두 바퀴면 한나절이 후딱 달아납니다.
재미는 탑, 만보는 덤, 건강은 절로 따라옵니다.
벌써 전국에 다 소문났습니다.
등록·비등록 모두 어림잡아 1만7천여 명.
전국 6만여 동호인의 4분의 1이 대구사람입니다.
구장도 23곳에 475홀, 국내 넘버원입니다.
모두 대구 공무원들이 발빠르게 배려해 준 덕입니다.
그래도 여전히 아쉽습니다.
홀짝 2부제로 이용자를 절반이나 줄였지만
코로나19에 이만큼 즐길 곳이 없다며
속속 불어나는 발길에 도리가 없습니다.
홀마다 클럽회원들이 도맡아 돌보기도 하지만
잔디도, 주차장도 감당이 안된다고 아우성입니다.
수성파크골프협회 남진수(74) 회장은
"최소로 유료화하고, 오전과 오후로 이용시간을
나누면 잠음도 줄고 더 좋아 질 것"이라 했습니다.
'유료화'에 대구시는 "검토중" 이라 했습니다.
"먼저 시설·운영 시스템을 보완할 것"이라 했습니다.
보릿고개, 근대화, 도시화 그리고 핵가족화….
이 모두를 참고, 이루고, 견뎌온 어르신들입니다.
이젠 누릴 시간인데, 즐길 곳이 부족했습니다.
어르신의 신세계, 파크골프장이 더 늘어
자치기의 그때 처럼 신나게 놀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마음이 즐거우면 병원 갈 일도 줄어듭니다.
'생활체육활동증명서'로 호주에선 노인 수당을,
케나다에선 의료보험료도 깍아준다고 합니다.
초고령사회가 눈앞입니다. 대구가 나서면 길이 됩니다.
대구는 언제나 '시작의 도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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