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라이온즈 레전드 포수이자 해외 야구 재능기부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이 미국 메이저리그의 전설에서 이젠 별이 된 행크 애런을 추모했다.
이만수 이사장은 삼성에서 활동할 당시 행크 애런과의 특별한 추억담을 꺼내며 그에 대한 애도를 전했다.
이 이사장은 "지난 23일 이른 새벽에 지인으로부터 '위대한 행크 애런이 23일 미국 자택에서 향년 86세로 타계 했다'는 소식이 들어왔다. 행크 애런은 나와는 특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며 "1982년 한국에서 처음으로 프로야구가 탄생하고 내가 삼성에서 활동하고 있을때 였다. 당시 우리나라에 프로야구가 탄생이 되었지만 여전히 아마추어의 때를 벗지 못한 시절에 꿈에도 상상 못했던 행크 애런이 1982년 8월달에 한국에 내한해 홈런 레이스 경쟁도 했고 10월달은 삼성그룹에서 특별히 행크 애런과 팀을 초청해 이벤트 경기도 했었다"고 전했다.
이 이사장이 미국 메이저리그를 처음 접해본 시기는 중학교 시절로 거슬러올라간다. 당시 AFKN-TV 를 통해 행크 애런이 인종차별 수모를 딛고 백인 선수들 틈에서 멋지게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면서 큰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 이사장은 "TV에서만 보았던 행크 애런 선수가 1982년 8월에 한국에 들어와 함께 홈런 레이스 경기를 펼쳤을 때 그의 나이가 만 48세였고 나는 만 24살이었다"며 "야구를 시작하고부터 늘 동경하던 선수와 함께 홈런 레이스를 하고 개인 지도까지 받았으니 나에게는 그야말로 꿈만 같은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이 이사장은 행크 애런이 삼성그룹의 초청으로 두번째 한국에 내한 했을 때 좀더 가까이에서 많은 것을 묻고 지도를 받았다. 그는 "더 가까이서 지도를 받을 때 행크 애런의 인품과 온화한 성격이 특히 더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만수 이사장은 행크 애런에게 직접 원포인트 레슨을 받으며 그의 질문하는 지도 방식에 놀라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일본야구의 영향을 많이 받던 시절 다운스윙을 하던 내게 왜 레벨스윙을 해야 하는지 시범을 보이면서 찬찬히 설명해줬다. 땅볼을 많이 쳤었는데, 볼 맞추는 포인트를 왼발 앞에 두고 치라는 팁을 받았다. 그 작은 팁 하나가 그 후 타격에 좋은 영향을 미쳤다"며 "지도를 받으면서 강렬한 기억 중 하나가 통역을 통해 나에게 계속 질문하는 것이었다. '왜 땅볼이 많이 나온다고 생각하느냐?', '왜 공이 뜨지 않느냐?'라고 질문하는 행크 애런에게 질문을 지도자로부터 받은 적이 없던 시절이라 당황스러웠고 신기하다는 생각을 했었다"고 전했다.
이만수 이사장은 행크 애런의 선한 영향력을 본받고 싶다고도 했다. 행크 애런은 선수 생활을 그만 두고도 흑인 인권운동과 사회봉사에서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이 이사장은 "행크 애런을 존경하는 것은 훌륭하고 뛰어난 야구 실력도 갖추고 있었지만 무엇보다 유니폼을 벗고 사회에 나와서도 항상 선한 영향을 사람들에게 끼치면서 한 평생을 살았기 때문이다"며 "미국에서 흑인이라는 것 하나로 인종차별을 받던 시절, 악조건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굳건하게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최고의 선수가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과 인내가 있었을까 생각한다. 이제는 차별도 없고 아픔도 없는 곳에서 편히 쉬기를 바란다"고 인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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