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잘못은 자기가 저질러 놓고 “우리 함께 반성하자”는 秋 법무

사임을 앞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왜 사직을 결심했느냐?"는 한 언론의 질문에 "제가 먼저 사의를 밝히면 윤석열 검찰총장도 그런 정도의 엄중함과 책임감을 느껴주리라 기대했다. 그게 국민에 대한 예의 아닌가"라고 답했다.

주지하다시피 추 장관의 '윤석열 쫓아내기' 프로젝트는 검찰의 조국 전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 대전지검의 월성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에 대한 수사에서 비롯했다. 윤 총장 제거를 위해 추 장관은 인사 칼춤을 추고, '장관 말을 겸허히 들었으면 좋게 지나갈 일을…' 등 압박을 서슴지 않았다. 급기야 지난해 11월 24일 윤 총장에 대한 직무 배제 및 징계 청구를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추미애 사단의 움직임은 일사불란했다. 대검찰청 압수수색(11월 25일), 윤 총장 수사 의뢰(11월 26일), 징계위원회(12월 10일, 15일) 등. 이 과정에서 법률과 규정을 위반했다는 비판이 많았다. 법무부 감찰위원회는 징계 청구·직무 배제·수사 의뢰 처분 모두 '절차의 중대한 흠결이 있다'고 결론 내렸다. 고검장은 물론 평검사들까지 추 장관의 조치에 반발했다. 징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야 할 고기영 법무부 차관은 사의를 표명했다. 다급해진 청와대는 이용구 변호사를 법무부 차관에 내정해 징계위원회를 강행했다. 그리고 12월 16일, 징계위는 '윤석열 정직 2개월' 처분을 내렸고, 문 대통령은 즉각 재가했다. 하지만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으로 윤 총장은 직무에 복귀했다.

추-윤 사건은 일방 폭행이었다. "시키는 대로 해라"며 아이를 두들겨 패고, 어린 동생까지 팼다. 그래도 말을 안 듣자, 선후배들을 몰고 와 두들겨 팼다. 이 정도면 말을 듣거나 동네를 떠날 줄 알았는데, 아이는 요지부동이다. 그러자 아버지를 모셔와 또 팼다. 법원이 '그런 행동은 잘못이다'고 잇따라 판결하자, "동네 시끄럽게 했으니, 우리 둘 다 동네 떠나자"는 식이다. 추 장관은 책임감에 물러난다고 했지만, 실은 윤 쫓아내기 실패의 책임을 추궁당한 것에 불과하다. 국민에 대한 예의라니? 뻔뻔함에 끝이 없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