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반환점을 갓 돌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지면의 코너 명칭인 '반갑다 새책'처럼 이 책은 정말 반가운 책이 아닐 수 없다. 까닭인 즉, 살면서 한 두 번의 큰 굴곡을 겪은 50대 이상이라면 무한 공감대가 생기기 때문이다. 달랑 책 한권에서 뭐 그리 커다란 인생 이치와 깨달음을 거둘 수 있겠느냐만은 그래도 책을 읽는 동안 느끼는 공감과 무릎을 '딱' 하고 치게 하는 동병상련의 감정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인생 50을 넘으면 앞으로의 삶이 무척 당황스럽다. 한평생 매달린 직장에서는 불통의 아이콘에 꼰대소리를 듣고, 명예퇴직을 권고 받는다. 가정에서는 등을 돌린 배우자와 사춘기를 넘나드느라 엇나가고 무시하는 자녀로 인해 속앓이를 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연로하신 부모는 반대로 떼쟁이 어린아이로 변해 매 순간 힘들게 한다. 만일 이런 사례에 공감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50대 금수저 인생'을 자부해도 좋다.
게다가 "철저한 준비 없이 50대를 맞이하면 지루하고 심심하고 불행한 인생 2막을 살게 될지도 모른다"는 저자의 경고는 지친 심신에 찬물 끼얹듯 정신을 번쩍 들게 한다.
뿐만 아니라 각 장의 소제목만 대충 훑어도 틀린 말이 하나도 없다. '인생 후반기 살던 대로 살면 죽도 밥도 안 된다'부터 시작해서 '나만의 방식을 찾는 자만이 50을 가뿐히 뛰어넘는다' '품 안의 자식을 놓아야 나도 성장한다' '가을서리의 마음으로 나를 엄격히 다스리자'에 이어 '몸을 편하게 하는 것은 몸을 망치는 지름길' '당분간 쉼이라는 불청객은 쫓아버려라' '말은 1분, 경청은 2분, 공감은 3번' 등등 구구절절 옳다.
대구시청에 근무하는 저자는 또 "인생 후반기에 접어들면 심리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가운데 하나가 고독과 외로움이다"고 충고한다. 고독과 외로움은 인간 내면의 가장 밑바닥에 위치하고 있는 데 대개의 사람들은 이를 모른다. 이 둘의 감정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한 사람이라면 그 사람은 틀림없이 꼰대와 불통의 아이콘에 사로잡히게 된다. 오호 통재라!
자! 이제는 선택의 시간이다. 당신은 고집스런 50대로 '살아있음'을 택할 것인가? 아니면 유연하면서 주변과 어울리는 겸손한 50대로 '살아갈 것'을 택할 것인가? 288쪽, 1만5천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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