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산 표심잡기 '가덕도신공항' 野도 찬성?…TK정치권 '허둥지둥'

국민의힘 내달 부산서 비대위…與 공세로 판세 흔들리자 대응
김종인 위원장 부산 방문 시 '신공항 건설 찬성 선언' 관측도
지역 의원 "맞불 법안 준비 중"…여러 갈래 나눠 힘 빠지는 양상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1일 오후 부산 강서구 대항전망대에서 가덕도신공항 예정지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1일 오후 부산 강서구 대항전망대에서 가덕도신공항 예정지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승리를 자신하던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심상찮은 기류가 감지되자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직접 부산을 방문하기로 했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가덕도신공항 유치' 파상공세에 나서면서 흔들리는 부산 민심을 붙잡고자 '신공항 건설 찬성 선언'을 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구경북(TK) 정치권도 대응 방안을 준비 중이지만 정치력을 결집하기 보다 여러 갈래로 나뉘는 양상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26일 현재 TK 정치권은 앞서 국민의힘 부산 지역구 국회의원들과 민주당이 각각 발의한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에 맞불을 놓는 법안을 준비 중이다.

먼저 국민의힘 대구시당위원장인 곽상도 의원(대구 중남)이 다음 달 중 발의를 목표로 '밀양신공항 특별법'을 만든 뒤 동료 의원들에게 공동발의 '도장'을 받고 있다.

같은 당 추경호 의원(대구 달성)도 군공항이전특별법에 따른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추진 중인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사업 중 민간공항 건설 부분에 국비 지원을 담은 '대구경북 신공항 특별법'을 마련해둔 상태다. 추 의원 측은 "민주당이 내달 임시국회에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통과를 공언하는 만큼 '카운터 입법' 실무 준비를 해놓고 상황에 따라 대처할 예정"이라고 했다.

TK 한 의원은 "곽 의원 법안에 힘을 실어주려니 지난해 11월 국무총리실 산하 신공항 검증위원회가 기존 김해공항 확장안을 '근본적 재검토'라고 한 것을 정당화해주는 모양새가 될 것 같고, 추 의원 법안을 따르려니 이 법안은 '가덕도법'과 병합될 가능성이 낮아 보여 고민"이라며 "어느 쪽이 지역의 백년대계에 도움이 될지 판단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 두 법 모두 공동발의자에 이름을 올린 의원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처럼 지역 정치권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는 어떤 식으로든 돌파구를 찾아야 해 TK로서는 더욱 곤궁한 상황을 맞을 공산이 커졌다.

여당이 국민의힘을 향해 "TK 정당으로 못 박아라"며 연일 '신공항 민심 몰이'에 나섰고, 최근 여론조사에서 부산의 민심이 민주당의 손을 들어준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에 김 위원장이 내달 1일 부산에서 열기로 한 현장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중앙당 차원의 부산시장 보궐선거 공약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당 지도부는 보궐선거 출마 후보들과 함께 가덕도에서 신공항 찬성 선언 행사를 열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 핵심관계자는 "주호영 원내대표(대구 수성갑)와 TK 의원들의 반대를 고려해 그간 지도부가 공식 입장을 정하진 않았지만, 판세가 더 나빠지면 암묵적 동의를 선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TK 정치권이 단순히 찬반 입장을 정하는 수준을 넘어 국가 이익과 지역 이해의 충돌 속에 무게 중심을 잡고, 민주당의 '영남 갈라치기'를 깨뜨릴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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