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해림 시인이 네 번째 시집 '슬픈 연대'를 냈다. 시집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첫 시('그토록')부터 진득하게 시선을 잡는다. 임종을 앞두고 끝내 말문을 닫은 엄마의 눈빛에서 그의 살아온 세월과 불효를 읽는다. 엄마의 통점과 자식의 통점이 서로 만난다. 서글픈 감각의 연대, 슬픈 연대다.
시인은 시집에서 삶의 본질을 체득해 나가는 과정에 침잠한다. 일상이라는 개별성에 주목하지만 단순한 감상 묘파에 그치지 않는다.
시대와 호흡하는 시인의 태생적 의무에도 주저함이 없다. 코로나19라는 역병에 대처하는 현 시국의 자신과 공동체 안의 우리를 보며 인간 군상과 존재를 소묘처럼 그려낸다.
시집을 내며 '아궁이에서 막 긁어낸 재를 짚수세미에 묻혀 손톱 밑이 까매지도록 닦고 닦았다'는 시인의 말이 무색하지 않다. 144쪽.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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