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던 문재인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의 국정 구호가 무너지고 있다. 영남권 신공항은 김해신공항 확장으로 최종 결론이 났고, 확장공사 등 세부 추진계획이 이미 입안·시행되고 있는데도 민주당이 "2월 임시국회에서 특별법으로 처리하겠다"며 부산 가덕도 신공항을 우격다짐으로 밀어붙이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국제적으로 권위 있는 평가기관이 내린 사업 우선순위조차 뒤집는 '기회 불평등'부터 만들어내고 있다. 민주당은 법률적 주무부처도 아닌 국무총리실 민간검증위원회가 지난해 말 김해신공항에 '근본적 검토' 결론을 내리자 김해신공항 확장을 백지화하고, 가덕도공항 신설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영남권 신공항 입지로 김해신공항 확장안을 결정할 당시 꼴찌 후보지를 1위에 올린 것으로 2위 후보지였던 경남 밀양의 기회조차 박탈한 것이다.
당시 국토교통부 의뢰로 공항컨설팅 회사인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이 평가한 결과 ▷김해 1위 ▷밀양 2위 ▷가덕도 3위였다. 2위였던 밀양에 대한 후보지 검토 기회는 아예 박탈된 채 3위 가덕도가 후보지로 올라선 셈이다.
경남이 지역구인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김해신공항 백지화 발표 뒤 "4년 전 평가기관의 평가 결과를 뒤집을만한 새로운 사항이 아무것도 없다. 김해신공항 정책을 폐기한 정부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초대형 국책사업의 추진 과정 역시 '불공정'의 결정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여당은 10조원 넘게 들어가는 초대형 국책사업을 추진하면서 주무 부처인 국토부는 사실상 의사결정 구조에서 배제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토부 관계자는 "민주당의 밀어붙이기는 관료들의 존재 이유를 묻게 만들고 있다. 예비타당성 조사를 건너뛰고, 환경영향평가를 느슨하게 하는 개별법 입법 형태인 특별법은 그야말로 불공정한 입법이다. 뒷감당을 어찌하려고 이러느냐"고 호소했다.
불평등과 불공정을 통해 잉태된 국책사업은 졸속으로 추진되다가 결국 좌초했다는 게 중앙부처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4월 7일 부산시장 보궐선거만 겨냥해 억지로 밀어붙이다가 결국 부산경남 주민들에게 '희망 고문'만 시키는 허무한 결과를 빚어낼 게 뻔하다는 얘기다.
이승근 계명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제정은 청와대와 당이 과거 정책을 완전히 뒤집어엎는 것이어서 대구경북은 물론, 모든 국민들에게 신뢰를 깬 것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라며 "국민의 신뢰를 잃으면 임기 말 국정 동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가덕도 신공항 역시 추진이 제대로 될 리 없다"고 지적했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