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중정상 통화하자 바로 스가와 전화한 바이든 '韓中·美日 구도 가나'

바이든, 스가 총리와 한반도 문제 30여 분간 논의
당사국 한국에는 언제쯤…바이든 행정부도 한국보단 일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기후변화 대응' 행정명령에 서명하기 전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28일 새벽 정상 통화를 하고 한반도 문제를 논의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6일 정상 통화를 나눈 지 이틀 만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스가 총리와 취임 후 첫 통화를 하면서도 문 대통령과는 아직 일정을 잡지 않은 것을 두고 최근 한·중 정상의 통화가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백악관은 이날 "미·일 정상이 한반도(Korean Peninsula)의 완전한 비핵화 필요성을 공동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이 한반도 문제의 직접 당사자인 한국에 앞서 일본 정상과 먼저 통화를 하고 이 문제를 논의한 것이다. 통화는 일본 시간으로 이날 0시 45분부터 약 30분 동안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에 따르면 두 정상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평화와 번영의 주춧돌(cornerstone)로서 미·일 동맹의 중요성을 확인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통화 시점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내부적으로는 일본의 '새벽 통화'가 이례적이라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스가 총리 및 문 대통령과의 통화를 같은 날 차례대로 한 것과도 대비된다.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인이던 지난해 11월 12일 오전 9시부터 14분간 전화 통화를 한 바 있다. 당시에도 스가 총리가 30분 먼저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스가 총리와 취임 후 첫 통화를 하면서도 문 대통령과는 아직 일정을 잡지 않은 것을 두고 최근 한·중 정상의 통화가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왼쪽)이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 통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왼쪽)이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 통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6일 시진핑 주석과 정상 통화를 하고 시 주석의 조기 방한을 위해 소통하기로 했다. 신년 인사차 통화라는 게 청와대 설명이지만,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가 임박한 시점에 시 주석과 통화를 한 것이 미·중 갈등 국면에서 미묘하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미·중 대결 구도 속 미국이 한·미·일 공조 강화 의중을 드러내는 가운데서도 바이든 대통령과 문 대통령의 전화 연결이 지체되고 있어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한·중 정상, 미·일 정상 간의 '전화 외교'가 계속되고 있는 것도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중 경쟁이 본격화되는 신호로 해석되기 때문.

바이든 대통령은 스가 총리와 통화 전 캐나다 영국 프랑스 등 북미·유럽 동맹국 정상과 연쇄 통화를 했다.

한·일 관계가 최악인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일본과 먼저 통화한 것도 한국 정부로서는 외교적 부담이 될 수 있다.

미국 새 행정부가 어느 국가와 먼저 통화를 하는지는 향후 외교 정책의 우선순위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청와대도 한·미 정상 통화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올해 첫 양자 정상회담으로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화상 정상회담을 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조속히 소통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도 이날 서울 외교부 청사 인근 사무실로 출근하며 "한·미 양국 정상 간 통화도 곧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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