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서 독특한 패션으로 '밈(meme)' 열풍의 주인공이 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샌더스 상원의원을 모델로 만든 털실 인형이 약 2만달러(약 2천200만원)에 팔렸다.
텍사스에 사는 토비 킹(46)은 샌더스의 취임식 패션을 형상화한 털실 인형을 만들었다. 그는 지난 23일 샌더스 인형을 인터넷 경매사이트인 이베이에 올렸고, 인형은 2만300달러(약 2천270만원)에 낙찰됐다.
알록달록한 털장갑을 비롯한 샌더스의 옷차림을 뜨개질 인형으로 표현하는 데 7시간이 걸렸다는 킹은 "남을 도울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았다"며 인형을 팔아서 번 돈을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샌더스 상원의원은 지난 20일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장에서 등산용 점퍼에 털장갑을 끼고 참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을 포함한 남성 참석자 대부분이 정장에 코트, 넥타이 차림에 손에는 딱 붙는 가죽 장갑을 착용했기 때문에 소탈한 그의 모습이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
특히 화제가 된 것은 그가 낀 손모아장갑이다. 이 장갑은 버몬트주(州) 에섹스 정크션에서 교사로 일하고 있는 샌더스 의원의 지지자 젠 엘리스가 직접 떠 2년 전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엘리스는 페플라스틱으로 재생한 친환경 털실로 이 장갑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다소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취임식장에 앉아 있는 모습으로 브렌던 스미알로브스키 AFP통신 사진기자에게 포착된 샌더스 의원의 모습은 온라인 합성사진인 '밈'으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밈 (Meme)은 한 사람이나 집단에게서 다른 지성으로 생각 혹은 믿음이 전달될 때 전달되는 모방 가능한 사회적 단위를 총칭한다. 영국 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저서 '이기적 유전자'에서 문화의 진화를 설명할 때 처음 등장한 용어로 스마트폰, SNS의 확산과 더불어 온라인 플랫폼에서 유행하여 다양한 모습으로 복제되는 짤방 혹은 패러디물을 일컫는다.
의상이 화제가 된 후 취임식 이튿날인 21일 TV 토크쇼에 출연한 샌더스 의원은 "버몬트에서는 따뜻하게 입는다. 우리는 추위에 대해 잘 알기 때문에 패션에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따뜻하게 있고 싶었을 뿐"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WP는 전세계적인 샌더스밈 현상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경제·사회적 분열을 겪으며 휘청거리는 상황에서 누리꾼들이 샌더스 의원의 다소 불만스러운 표정에 정치인과 정치 체제에 대한 반감을 투영한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2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샌더스의 당시 모습을 담은 티셔츠 등 관련 상품도 불티나게 팔리면서 판매액이 지난 5일간 180만 달러(약 20억원)에 달했다.
샌더스 의원은 이날 성명에서 "아내와 나는 지난 한 주간 사람들의 창의력에 놀랐고, 판매 수익이 도움이 필요한 버몬트 주민들을 위해 사용될 수 있어 기쁘다"고 밝혔다. 샌더스 측은 상품 판매 수익을 버몬트의 자선단체를 위해 쓸 예정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싸이와 춤을 추고 있는 샌더스 밈, 김장 봉사하는 곳에서 김치를 기다리고 있는 샌더스 밈, 대학교 홍보 포스터 등에 등장하며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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