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식당, 주점 등이 오후 9시 이후 영업을 하지 않으면서 대리운전 기사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려워졌다.
반면 대리운전업체는 식사자리가 끝날 즈음인 오후 8시부터 대리운전 기사 요청 전화가 빗발쳐 '조기 영업마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 모빌리티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 이후 영업시간이 오후 9시까지로 제한되면서 오후 6시~10시사이 대리운전 기사 호출 수는 49% 증가했다. 대리업계에서 '황금시간'대로 분류하는 오후 10시~새벽 2시사이 호출 수는 오히려 47%가 감소했다.
구미에 사는 A(51) 씨는 "오후 8시 30분에도 대리운전 기사 요금을 2배로 준다고 해도 대리운전 기사 배정 받기가 어렵다"면서 "대리운전 기사 요청을 한 뒤 1시간이 지나도 배정이 안돼 결국은 택시를 타고 갔다가 다음날 택시를 타고 다시 식당으로 가서 차를 찾아가는 경우가 자주 있다"고 했다.
대구에서 성주로 출퇴근하는 B(53) 씨는 "성주에선 오후 9시 이후에는 아예 대리운전 기사를 구할 수 없다"면서 "어쩔 수 없이 술 자리가 있는 날은 평소 이용하던 대리업체에 사전에 연락해 다음날 식당까지 태워주는 조건으로 일정 금액을 더 주기로 약속하고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구미로 출퇴근하는 C(49) 씨는 "술자리 있는 날은 대리운전이나 기차를 이용했는데 코로나19 이후 기차 운행도 줄어들어 아예 모텔에서 잔다"고 했다.
식당 및 주점 영업이 오후 9시로 제한되면서 대리운전 기사들도 수입이 줄어 한숨이 늘어나고 있다. 대리운전 피크타임이 이른 시간으로 바뀌면서 퇴근 후 대리운전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투잡족'들은 수입이 절반 이하로 떨어지고 있다.
대리운전 기사인 D(47) 씨는 "오후 9시 30분이 넘어가면 대리운전 호출이 없다"며 "전에는 새벽까지 계속 콜이 이어졌지만, 한정된 시간에 기사들끼리도 경쟁하다보니 실질적으로 호출 건수가 줄면서 수입도 절반 이하로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대리운전 기사의 수가 줄어드는 대신 퀵서비스 기사들은 늘어나고 있다. 식당 이용이 어려워지고, 인원도 5인 이상은 안되다보니 배달 퀵서비스가 호황을 누리는 것이다.
구미 식당 업주는 "매장은 하루 종일 장사해도 절반도 못채우지만, 배달은 크게 늘어났고, 덩달아 퀵서비스 기사들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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