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법인 영광학원과 법인 산하 대구대학교가 대구도시철도 1호선 월배·안심차량기지 이전 부지 제공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으면서 학내 구성원의 불만도 쌓이고 있다.
최근 법인은 월배·안심차량기지 이전 용도로 대구대 내 21만5천㎡ 부지를 제공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숙원사업인 대구도시철도 1호선 연장 유치를 위해서다.
하지만 현재 이에 대한 논의는 완전히 중단됐다. 대구대 대학본부가 지난 25일 대구시, 경북도와의 회의에서 차량기지 부지를 제공할 수 없다고 했기 때문이다.
대학본부는 가장 현실성 있는 방안부터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도시철도 1호선을 영천까지 국가 철도망으로 연결하고, 그 사이에 대구대역을 신설하는 안이다. 해당 국가 철도망 확정 고시가 6월로 예정돼 있어 그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는 입장이다.
김상호 대구대 총장은 "차량기지 이전을 위해 부지를 제공하는 방안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교육용 부지를 제공하는 권한은 학교에 있다. 법인은 승인 여부만 결정하면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근용 법인 대표(대구사이버대 총장)는 "결국 이사회가 결정할 사안이고, 대학 운영이 어려운 시기에 협력하지 못해 답답한 마음"이라며 "장기적으로 사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대구시는 대학본부가 공식 사업계획을 제출할 경우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대학본부와 법인 사이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 이른 시일 안에 결론이 날 지는 의문이다. 양측이 표면적으로 내세운 이유 외에도 물밑 갈등이 심화하고 있어서다.
학내 분규 등으로 오랜 기간 어려움을 겪어온 영광학원은 2019년 4월 정이사 체제로 전환하며 대학이 발전하리라는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이후에도 대학본부와 법인의 갈등이 지속되면서 오히려 학내 구성원들의 우려가 커지는 형편이다.
이번 일도 갈등의 연장선에 놓여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학본부는 "법인이 우리와 아무런 협의도 없이 이근용 대구사이버대 총장을 '도시철도 연장 유치를 위한 법인 대표'로 내세웠다"고 주장하고, 법인은 "대학본부가 법인을 배제한 채 지난 25일 차량기지 이전을 위한 대구시, 경북도와의 회의에 참석했다"며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교수와 교직원, 학생들의 불만만 커지고 있다. 대학들은 사상 최저의 입시 경쟁률을 보이며 정원 채우기도 힘든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에 놓였다.
한 교수는 "우리 대학도 이번 입시에서 모집정원을 채우기가 상당히 힘들다. 이대로라면 대학 존립도 위태롭다"며 "상황이 이런데도 대학본부와 법인 모두 뭐하는 건지 모르겠다. 우리끼리 싸우는 건 신입생 모집에 걸림돌만 될 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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