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창청춘맨숀 어반아트뮤지엄 '삶과 함께하는 공공미술'

보물 찾듯 작품들 돌아보는 재미 쏠쏠

정한교 작
정한교 작
김시원 작
김시원 작

대구시 중구 수창동에 자리한 수창청춘맨숀이 올 9월 30일(목)까지 건물 내·외벽에 조형물을 전시한 '어반아트뮤지엄'을 선보이고 있다. 수창청춘맨숀은 옛 KT&G 연초제조창 직원들의 관사로 있던 아파트를 리노베이션한 청년복합문화공간으로, 건물 곳곳에서 보물찾기를 하듯 작품들을 찾아볼 수 있는 재미가 있다.

'삶과 함께하는 공공미술'을 취지로 진행 중인 이 전시엔 코디네이터 임영규를 중심으로 도근기 서현규 전지인 정한교 최영환 정연지 김석화 김시원 등 8명의 작가가 참여하고 있다.

수창청춘맨숀 주 출입구인 A동 1층 현관 옆에는 박스와 테이프를 이용한 최영환의 'No Winter'를 볼 수 있다. 이 작품은 박스를 이용, 재활용할 수 없게 테이프로 포장함으로써 '지금은 쉽게 접할 수 있는 물건이나 친숙한 것들을 앞으로도 계속 볼 수 있을까'하는 질문을 관객들에게 던지고 있다.

야외 다목적마당에는 도근기의 '시그널-잠수함 토끼'와 정한교의 '현실과 모순'을 볼 수 있다. 도근기는 위험신호를 보내는 시그널 작업을 통해 우리 삶의 목표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하고 동시대의 사회적 문제를 환기시킨다. 정한교는 인간과 기술의 조화로운 상생을 위한 이상적 자연물로 상어를 설치했다. 상어의 가장 기능적 구조인 아가리에 교정기를 설치함으로써 현대문명의 발전이 자연과 조화로운 관계에서 인간을 돕는 수단이라는 결론을 전하고 있다.

공원으로 가는 길목에는 서현규의 '새로운 시작'이 있다. 평면회화를 입체로 구현한 작품으로 평면 속에 있을 공간조형에 대한 확장성을 표현하고 있다. 입차 차단기 앞 전지인의 '능놀다'는 '천천히 쉬어가며 일하다'의 순 우리말로, 웅크린 자세의 형태들이 느린 속도로 쉼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전하면서 쉼에 기댄 이다음에 대한 기대를 주고 있다.

건물 내부 계단과 복도에서는 정연지의 작품을 만난다. 작가는 사라져가는 공간들의 풍경을 다양한 형식으로 재현하고 이를 기록하는 작업을 통해 돌아갈 곳을 잃어버린 채 정신적 홈리스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심상을 드러내고 있다.

B동 뒤편 테라스에는 김석화와 김시원의 작품을 만나게 된다. 김석화의 'Moon-with life'에 등장하는 달은 쳇바퀴 같이 돌아가는 삶을 살아내야 했던 작가에게 꿈을 꾸게 한 유일한 자연이다. 팬데믹 상황에서 달을 거울로 오브제 삼아 작가는 희망을 가지려는 의지를 드러내고자 하며 달의 생성과 소멸처럼 삶도 순환하고 코로나19도 언제가 사라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김시원의 'Drive'는 명품 브랜드와 이미지를 동경하는 현대사회에 내재된 인간의 욕망이 물질적 값어치 이상의 견고한 예술적 가치를 만들어내 왔다면서, 물질로 평가되는 시선과 예술적 가치를 찾으려는 욕구 사이의 양면성을 '고양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표현하고 있다.

김향금 수창청춘맨숀 관장은 "예술이 가장 아름답게 구현되는 순간은 삶에 녹아날 때"라며 "공공미술은 일상의 생활 공간에서 마주하게 되는 예술작품들로 지역사회가 공유하고 향유하는 예술이기에 그 역할 더 중요하다"고 했다. 053)252-2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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