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가덕도신공항 받고, 한일 해저터널"…김종인發 부산 선거용 승부수

국민의힘 가덕도 신공항 지지 파장…당 차원 '찬성 입장' 공식화
한일 해저터널·금융 특그 등 여당에 맞서 '시선 끌기' 공약
"행정부 할 일, 정치권이 간섭"…전문가들 지나친 경쟁 지적
윤대식 교수 " 주무부처인 국토부에 맡겨야"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오전 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전망대를 찾아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들과 함께 가덕도 신공항 예정지를 둘러본 뒤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지지하는 의미로 서명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부산을 찾아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오전 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전망대를 찾아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들과 함께 가덕도 신공항 예정지를 둘러본 뒤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지지하는 의미로 서명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부산을 찾아 '가덕도 신공항' 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가덕도 신공항 사업에 대해 '적극 지지' 입장을 밝히며 쐐기를 박았다.

당 차원에서 처음으로 찬성 입장을 공식화한 것으로,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 승리를 위해 텃밭인 대구경북의 반발을 감수한 '정치적 노림수'를 던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이날 부산시당에서 비대위 회의를 열고 "국민의힘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적극 지지하며, 가덕도 신공항 건설 특별법이 여야 합의 하에 처리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가덕도 신공항 건설은 막대한 고용 효과와 경제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스마트 공항으로 육성하겠다. 국내 기술과 민간 자본이 대거 투입되는 환경을 위해 법적·제도적 장치를 체계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공언했다.

그간 김 위원장이 가덕도 신공항에 대한 입장 표명을 미루고 "가덕도 공항 하나로 부산 경제가 확 달라지지 않는다"며 부정적 의견을 내비친 것에서 전향적 입장으로 뒤집은 셈이다.

이에 더해 '한일 해저터널'이라는 공약까지 내놨다.

김 위원장은 "가덕도와 일본 규슈를 잇는 한일 해저터널 건설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며 "일본에 비해 월등히 적은 재정부담으로 생산부가 효과 54조5천억원, 고용유발 효과 45만 명에 달하는 엄청난 경제효과가 기대되는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철도와 고속도로 역시 촘촘히 연결할 것이고, 남북 내륙철도를 가덕도까지 연결하고 부산신항-김해항 고속도로와 사상-해운대 고속도로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가덕도 신공항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에 맞대응하는 동시에 시선을 끌어오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부산이 아시아의 미래 금융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하겠다"며 '부산 경제·금융특구 지정' 특별법을 추진하겠다고도 했다.

이날 부산시장 후보들은 지지 선언에 힘입어 경쟁적으로 목소리를 냈다.

박형준 후보는 "가덕공항이 민주당 공항, 정치 공항이 되면 실패한다"고 했고, 이언주 후보는 "민주당은 혹여라도 이번 선거만 잘 넘기면 된다고 생각하지 말라. 끝까지 목숨 걸고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선거 정치에 정책이 매몰되고 있다"며 강한 우려를 표했다.

특히 국토기본법 제9조에 근거한 최상위 공간계획인 국토종합계획에 명시돼 있지 않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정치권이 경쟁하듯 나서고 있다는 지적이다.

윤대식 영남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이날 매일신문과의 통화에서 "공항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가 해야 할 정책 문제를 정치권이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는데 상당히 지나친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윤 교수는 "정치권은 제안 수준에서 그치고 행정부에 맡겨야 한다. 공항은 주변 도로와 철도, 배후시설 등 여러 인프라까지 고려해야 하는 문제"라며 "국토종합계획과 공항개발종합계획에 포함도 안 된 가덕도 신공항 사업을 두고 정치인들이 각론까지 정하고 있는 건 매우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했다.

정치권이 한일 해저터널 사업과 같이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고 해묵은 공약을 급하게 들고 나왔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이승근 계명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여권 지지율이 치고 나가면서 판세를 낙관할 수 없으니 파격적인 공약으로 야권에 대한 지지 메시지를 강력하게 보낸 정략적인 측면이 있다"며 "코로나19로 모든 지역민이 어려운 시기에 이러한 선거 포퓰리즘은 대구경북뿐만 아니라 타 지역민들도 역차별을 느낄 수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오전 부산 수영구 국민의힘 부산시당에서 열린 현장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오전 부산 수영구 국민의힘 부산시당에서 열린 현장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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