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부산민심이 요동치자 국민의힘이 1일 '가덕도 신공항 찬성 공식화'라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 대구경북(TK)은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됐다.
국민의힘이 전통적 텃밭인 TK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나 배려는커녕 자신들이 집권했을 당시 결정된 국책사업을 뒤집었다는 점에서 비판이 거세다.
재·보선 승리를 위해 포퓰리즘을 밀어붙이는 여당을 견제하고,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기보다 특정 지역의 희생 따위는 아랑곳없다는 듯 한 술 더 뜨고 있는 것이다. 공당으로서 일처리 순서에도 어긋나고, 정치 도리와도 배치되는 행보라는 말이 나온다.
여당이 김해신공항 백지화 이후 가덕도 직행을 추진하는 것에 비판적 태도를 보여온 국민의힘이 하루아침에 태도를 바꾸기에 앞서 TK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진정성 있는 입장 표명을 먼저 했어야 한다는 얘기다.
2015년 영남권 5개 시·도지사 합의를 바탕으로 영남권 신공항 후보지를 결정할 당시 ▷1위 김해공항 확장 ▷2위 밀양 ▷3위 가덕도였던 만큼 TK는 국민의힘 입장 변화의 최대 피해지역이 됐다.
그러나 김종인 위원장은 이날 "TK 등 반발 여론은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가덕도공항을 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기 때문에 다른 얘기를 할 필요는 없다"고 일축했다.
지역 이기주의를 떠나 정부여당의 무원칙과 예비타당성(예타) 조사 면제 같은 편법의 문제를 줄기차게 지적해온 TK로선 수용하기 힘든 인식이다.
여당뿐 아니라 야당마저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기정사실화한 상황이라면, TK는 이에 상응한 지원을 촉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오롯이 지역 역량으로만 추진하고 있는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을 가덕도와 마찬가지로 예타 등 사전절차를 단축하고, 철도와 도로 등 인프라 건설에 국비를 우선 지원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미다. TK 지역 출신 의원 23명이 공동 발의한 '대구경북 신공항 건설 특별법' 통과에 국민의힘이 의지를 보이고 힘을 보태도록 압박해야 한다는 논리다.
국민의힘 충청지역의 3선 의원은 "산토끼 잡으려다가 집토끼 놓치게 생겼다는 당내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동일한 사안이라면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준해 TK지역을 지원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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