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국에서 폐기 앞둔 백신 노리는 '백신 사냥꾼' 활개

종일 기다려 남는 백신 먼저 맞아…운과 여유 필요한 '도박'

지난달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의 제이컵 K. 재비츠 컨벤션센터를 찾은 시민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기 위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의 제이컵 K. 재비츠 컨벤션센터를 찾은 시민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기 위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사용기한이 임박해 버려질 위기의 코로나19 백신을 '사냥'해 남들보다 먼저 백신을 맞는 '백신 사냥꾼'들이 활약하고 있다고 미국 CNN방송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백신 사냥꾼은 백신 접종소나 약국을 돌아다니며 사용기한이 곧 끝나 의료진이 즉석에서 접종자를 찾는 백신을 노리는 이들을 말한다.

CNN방송은 "백신들이 버려진다는 언론 보도와 백신 보급속도가 빨라짐에 따른 불안감이 백신 사냥꾼을 추동했다"면서 "이들은 자신들이 일찍 백신을 맞아 백신 낭비를 막길 바란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방송은 백신 사냥이 "백신 접종계획의 조정력이 떨어짐을 보여주는 현상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백신 사냥꾼은 늘어나는 추세다. CNN방송에 따르면 루이지애나주(州) 뉴올리언스 툴레인대 의과대학 학생인 브래드 존슨은 주민에게 사용기한이 임박한 백신이 있는 접종소를 공유하는 페이스북 그룹을 만들었는데 3주 만에 회원이 600명 가까이 늘었고 현재는 950명이 넘었다.

접종소에서 종일 기다려도 사용기한이 임박한 백신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기에 백신 사냥은 '도박'이다. 운과 함께 나올지 안 나올지 모르는 백신을 기다려도 될 만큼 시간과 돈에 여유가 있어야 한다.

백신 사냥꾼으로서 사흘 만에 접종에 성공한 메디나라는 이름의 25세 여성은 CNN방송에 자신의 행동에 거리낌은 없다면서도 "접종소들이 업무를 더 잘 수행하고 애초 의도대로 백신을 접종할 수 있도록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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