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부산에서 가덕도신공항 전폭 지지 의사를 밝힌 것은 매우 개탄스럽다. 선거에 이기려고 대의도 절차도 무시하는 현 집권 세력을 비판하고 견제해도 모자랄 판에 부화뇌동하듯 태세를 돌변하는 그의 정치철학과 신념이 도대체 무엇인지 의아할 정도다. 특히 "TK 반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더 이상 다른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는데 듣는 귀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여야가 절차적 정당성을 무시하면서까지 가덕도신공항 밀어주기 경쟁을 벌이는 모습을 보면서 가장 큰 분노와 실망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대구경북민이다. 김 위원장이 이를 조금이라도 이해하려는 자세가 돼 있다면 그런 식으로 대답할 수는 없다. 얼마 전 "가덕도 공항 하나로 부산 경제가 확 달라지지 않는다"고 했던 그가 소신을 바꾼 배경부터 설명하고 송구함을 표명했어야 했다. 특히 대구경북민에 대한 사과와 양해를 빼놓아서는 안 됐다.
제1야당의 수장인 그는 "대구경북민들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며 대안으로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 및 운영 성공을 위한 특별법 제정 및 예타 면제, 철도·도로 건설 국비 지원 등 모든 노력을 강구하겠다"고 밝혔어야 했다. 그것이 상식이고 국민에 대한 예의다. 우리는 김 위원장의 부산 발언을 통해 그가 대구경북에 대해 어떤 생각과 이해를 갖고 있는지 여실히 드러났다고 꼬집지 않을 수 없다.
김 위원장 발언 이후 대구경북 25명 국회의원 가운데 가덕도신공항특별법 추진과 관련해 목소리(성명)를 낸 이가 김상훈·강대식 의원 둘뿐이라는 점도 실망스럽다. 당 지도부와 상의하지 않으면서까지 가덕도신공항특별법을 발의하는 등 지역을 챙긴 국민의힘 부산 국회의원들과 너무나 대조적이다. 대구경북 민의를 대변해야 할 국회의원들이 하나같이 지역 정서는 외면하고 지도부 눈치만 보면서 몸을 사리니 비대위원장이란 사람이 대놓고 TK를 무시하는 것 아닌가. 참으로 기가 막힐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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