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Zombie)는 서인도제도 원주민 미신의 초능력을 지닌 무당을 뜻하기도 하며, 일부 아프리카·카리브해 지역 종교와 공포 이야기들에 나오는 되살아난 시체를 말한다. 좀비는 1930년대에 헐리우드 돈 더 비치 컴버 바에서 전설적인 바텐더 돈 더 비치 콤버가 만든 인기 있는 럼 베이스의 열대음료이며, 1939년 뉴욕 세계 박람회에 소개되면서 대중화되었다.
럼주와 과일즙이 어우러진 맛깔스러운 맛이 일품인데다 마실 때와는 다르게 꽤 강력한 칵테일로, 부드럽고 달콤한 과일 맛 뒤에 감춰진 높은 알코올 함유량 때문에 은근히 취한다. 그래서 돈 더 비치 컴버 바에서는 그들의 고객을 손님 한 명당 최대 2마리의 좀비로 제한했다. 그것은 칵테일의 효능을 걸어 다니는 죽은 사람처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좀비 칵테일은 할로윈 파티 칵테일에 빠지지 않는 티키 칵테일(Tiki cocktail)의 일종이며, 좀비는 때때로 불을 붙여 데워서 제공되기도 한다. 티키 칵테일은 뉴질랜드 마오리 신화에서 유래된 인간을 상징하는 큰 나무조각상을 본떠 만든 '티키 잔'에 트로피컬 칵테일을 넣은 음료를 말한다. 또한 티키는 폴리네시아(남태평양에 흩어진 여러 섬)의 신화에 등장하는 인류를 창조한 신을 뜻하는 단어이다.
세상 사람들이 믿는 신 중에 어떤 신이 진짜이며, 신은 존재할까? 우리는 보이지도 않는 신을 믿으며, 신에 대해 수많은 의문을 가진다. 삶의 허무를 극복하기 위해서, 선한 삶을 살기 위해서 아니면 지금의 현실이 지옥 같고 구제할 수 없는 무언가를 위한 도피처로 그냥 신을 믿고 싶어서 믿는 것일까?

미국의 심리학자인 배럿은 믿음을 인간의 일상적 삶과 연결되어있는 정신적 과정(mental process)의 일종으로 보고, 신에 대한 믿음도 이러한 정신적 도구들의 작동에 의해 형성된다고 했다. 사람들은 많은 궁금증을 안고 매년 새해 연초가 되면 한 해의 운세를 미리 보고, 토정비결을 보고, 사주나 궁합을 보고, 타로점을 보고, 신수에 대해 알아본다.
미국 심리학 전문지 '사이컬러지 투데이' 편집자인 매슈 허트슨은 저서 '왜 우리는 미신에 빠져 드는가'에서 "사람들은 특정한 행동을 하거나 피함으로써 세상이 자기 손안에 있는 것 같은 통제감을 느끼려 한다."고 분석했다. 또 주변 사람들이 미신적 의식을 행하는 것을 보게 되면 그것을 그대로 따라 하는 편이 안전하다고 느낀다.
과음은 누구에게나 해롭다. 도수가 약한 술부터 마시고 독주를 마시면 숙취가 덜하다는 설은 미신이다. 미국 임상 영양학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숙취를 결정하는 건 술의 종류나 음주의 순서가 아니라, 숙취 정도는 섭취한 알코올의 양과 개인별 알코올 분해 능력에 비례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술을 마셔야 하는 상황이라면 적당히 마시는 것이 건강에도 기분에도 좋고, 적당한 음주는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고 마음속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다. 미신도 적당히 믿으면 약이 된다. 특정한 행동이나 사물이 어떤 초자연적인 힘과 연결되어있고, 그것을 지킴으로써 행운이 온다고 믿으면 우리는 미래를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다는 느낌을 갖는다. 그래서 미신을 적당히 믿으면 긍정적인 태도가 생기고 고민을 덜 하며 세상을 살아갈 수 있다.
스피노자의 말처럼 미신을 통해서 "장애 또는 공포의 원인을 제거하려고 노력하고", 우리는 미신을 "희망하는 사물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려고 노력한다". 인간은 불확실성 속에서 기쁨을 찾아야 하는 존재이기에, 인간에게 미신은 술처럼 매혹적이고 희망의 기대로 빠져든다. 희망은 볼 수 없는 것을 보고, 만져질 수 없는 것을 느끼고, 불가능한 것을 이루게 한다. 미신도 적당히 믿으면 삶의 활력소가 된다.

글 : 이희수 대한칵테일조주협회 회장(대구한의대 글로벌관광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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