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 쪽에 표 몰아준 대가" 여야 TK 패싱 자성 목소리

지역 정치권서 자성 목소리 흘러나와

국민의힘 하태경(오른쪽), 박수영 의원이 국회 의안과에 국민의힘 부산지역 국회의원 15인이 공동발의한
국민의힘 하태경(오른쪽), 박수영 의원이 국회 의안과에 국민의힘 부산지역 국회의원 15인이 공동발의한 '부산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을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에 이어 국민의힘마저 '가덕도 신공항 찬성'을 공식화하면서 대구경북(TK)의 민심이 거대 양당으로부터 모두 배반당했다는 민심이 들끓고 있다.

특히 TK를 '텃밭'으로 여겨온 제1야당 국민의힘까지 부산시장 선거에 매몰돼 가덕도 지지를 선언한 데 대한 파장이 크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오랫동안 한쪽에만 표를 몰아준 대가"라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일 부산을 찾아 "가덕도 신공항 전폭 지지" 당론을 공식화했다. 국민의힘의 '텃밭'인 TK 민심이 오랫동안 반대해온 사안을 4·7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한순간에 뒤집은 것이다.

이에 최근 지역 정치권에서는 "그동안 보수정당에만 일방적으로 표를 몰아준 것이 정치적 고립을 불러왔다"는 얘기가 부쩍 늘었다. 한 표 한 표에 정책의 향방이 갈리는 정치판에서 국민의힘은 알아서 표가 나오는 텃밭 TK에 '선물'을 줄 필요가 없고, 어차피 표를 제대로 받기 힘든 민주당 역시 마찬가지라는 논리다.

보수정당 소속으로 지역에서 단체장까지 지냈던 한 정치권 인사는 "TK에서 한 석조차 건지지 못하고도 180석을 얻은 민주당은 물론, '산토끼'(중도층) 공략에 나서는 국민의힘 입장에서도 TK 민심을 전처럼 예민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 어차피 선거 결과는 정해져 있기 때문"이라며 "지금처럼 민심을 무시당하는 것도 정치적 업보"라고 했다.

그동안 민주당의 일방적인 가덕도 신공항 추진에 TK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보여온 무기력한 모습에도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공천이 곧 당선으로 이어지는 공식 탓에 정작 중앙무대에서 보여줘야 할 정치력은 실종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최소한 거대 양당이 대구경북의 여론을 의식해야 할 만큼의 견제와 균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0년 이상 보수정당에서 활동했다는 한 당원은 "'견제와 균형'론도 한때일 뿐 결국 정부가 싫다고, TK가 뭉쳐야 한다고, 고립돼서 불쌍하다고 또 찍어준 결과가 이거냐는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며 "보수정당에 몸담은 입장에서 조심스럽지만, TK에 민주당 국회의원이 1명이라도 있었다면 어땠을까 싶은 생각마저 들 정도"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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