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칼로리 저당 탄산음료, 많이 마셔도 괜찮을까?

'집콕' 살과의 전쟁에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 인기 ↑
집콕에 '배달음식' 식사 늘자 저당 콜라·사이다 매출 급증
대구 이마트 지난해 4분기 저당 탄산음료 매출, 전년비 232% 뛰어

코로나19 유행 여파로 열량 소비를 줄이려는 움직임이 생겨난 가운데 4일 대구 이마트 만촌점에서 저당 탄산음료를 판매하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저당 탄산음료의 분기별 매출은 전년 대비 최고 232% 급등했다. 이마트 제공
코로나19 유행 여파로 열량 소비를 줄이려는 움직임이 생겨난 가운데 4일 대구 이마트 만촌점에서 저당 탄산음료를 판매하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저당 탄산음료의 분기별 매출은 전년 대비 최고 232% 급등했다. 이마트 제공
코로나19 영향으로

길어진 집콕 생활에 '칼로리'(열량)와 전쟁하는 이들이 늘었다. 야외 활동이 줄고 배달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니 살이 찌는 데 민감해지면서다.

앞서 과일맛이나 단맛 없이 탄산의 청량감만 나는 탄산수도 쏟아져 나왔으나, 이는 단맛이 없어 심심하다고 느낀 소비자도 많았다. 이에 소비자들은 일반 탄산음료의 단맛과 청량감을 비슷하게 내면서도 열량은 낮은 '저당 탄산음료'를 즐겨 찾는 추세다.

다만. 저당 탄산음료에 주로 쓰는 인공 감미료가 건강 유지에 방해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어 현명한 소비가 필요하다.

◆과당 대신 인공 감미료, 적은 칼로리로 똑같이 달게

국내 음료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 탄산음료 시장에서 저당 트렌드가 크게 확산하고 있다. 저당 탄산음료 제품으로는 '코카콜라 제로', '코카콜라 라이트', '나랑드사이다', '칠성사이다 로어슈거', '펩시 제로슈거' 등이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기존 콜라나 사이다, 환타 등 일반적 탄산음료들은 열량 높은 과당을 사용한다. 저당 탄산음료는 과당을 쓰지 않고도 기존 제품과 비슷하게 단맛을 낸다. 여기에는 과당 대신 아스파탐, 아세설팜칼륨 등 인공 감미료가 들어간다. 설탕보다 200배 달지만 칼로리가 낮다. 그러니 극소량만 써도 충분히 단 맛을 낼 수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코로나19 영향으로 '집콕' 시간이 늘고 야외 활동이 어렵자 일반 탄산음료를 제로콜라와 같은 저당 탄산음료, 탄산수 등으로 대체해 열량 섭취를 줄이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펩시콜라 제로슈거 라임향. 롯데칠성음료

롯데칠성음료는 지난달 14일 '펩시콜라 제로슈거 라임향'을 출시하고 롯데온, 11번가 등 온라인 오픈마켓에 입점한 직영몰에서 500㎖ 페트 제품 판매를 시작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안전나라에 따르면 이 제품은 설탕 대신 아스파탐, 아세설팜칼륨, 수크랄로스 등 인공 감미료를 넣은 0㎉ 콜라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2018년 자사 대표 브랜드인 칠성사이다에서 당 함량과 열량을 낮춘 '칠성사이다 로어슈거'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250㎖캔으로 비교하면 당 함량은 기존 27g에서 16g으로 줄었으며, 열량은 110㎉에서 65㎉으로 40% 낮췄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펩시 제로슈거는 온라인과 편의점 등에서 우선 판매한 뒤 3, 4월 소매점 등에서도 판매할 계획이다. 최근 다이어트 음료 시장이 성장하고 있어 출시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동아오츠카의 제로 칼로리 사이다 '나랑드사이다'도 지난해 1~10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코로나19 영향으로 '집콕' 시간이 늘고 야외 활동이 어렵자 일반 탄산음료를 제로콜라와 같은 저당 탄산음료, 탄산수 등으로 대체해 열량 섭취를 줄이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코카콜라 제로와 나랑드사이다.

지역에서도 저당 탄산음료 인기가 눈에 띄게 커지고 있다.

4일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1~4분기 대구지역 이마트 7개 점포의 저당 탄산음료 10여 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최고 232% 증가했다.

저당 탄산음료 매출 증감률을 분기별로 보면 ▷지난해 1분기 38.0% ▷2분기 98.9% ▷3분기 159.2% ▷4분기 232.2% 각각 증가하는 등 점차 신장폭을 키웠다.

당류나 색소 함량이 적고 칼로리가 낮은 탄산수 매출 역시 지난해 1분기에는 전년 대비 -11.4%로 판매량이 역신장했으나 이후 4분기까지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이와 달리 일반 탄산음료(200여 종)는 2분기 이후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모두 감소했다. 분기별 판매량 증감률은 ▷1분기 1.0% ▷2분기 -12.3% ▷3분기 -7.3% ▷4분기 -0.3% 등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집콕' 시간이 늘고 야외 활동이 어렵자 일반 탄산음료를 제로콜라와 같은 저당 탄산음료, 탄산수 등으로 대체해 열량 섭취를 줄이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국내 판매 중인 탄산수 트레비, 페리에, 초정탄산수.

이준재 이마트 만촌점 가공식품팀장은 "탄산음료도 건강하게 마시자는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노(no) 슈가 탄산음료를 선택하는 고객들이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저당 탄산음료'는 건강음료? 바로 알고 마셔야

인공 감미료를 쓴 저당 탄산음료는 호불호도 비교적 뚜렷한 편이다. 맛만 봐서는 과당이 들어간 제품보다 덜 끈적이고 깔끔하다는 의견이 많다. 반면 이름에 '제로', '라이트' 등이 들어간다 해서 칼로리가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며, 감미료가 인체에 나쁘다는 주장이 꾸준히 나오다 보니 '건강한 음료가 아닐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 식품위생법 세부표시기준에 따르면 '제로 칼로리'란 열량이 5㎉ 미만인 제품이면 표기할 수 있다. 또 '0'이나 '무' 역시 완전히 없다는 뜻은 아니다. '무가당' 표시는 당을 인위로 첨가하지 않았다면 쓸 수 있다. '라이트' 표시는 기존 제품보다 열량이 낮다는 것이지 절대치가 적음을 뜻하지 않는다.

저당 탄산음료의 단맛을 내는'아스파탐'은 아미노산을 주 원료로 한 합성물로 혈당이 오르는 데 영향을 주지 않으나 인체에 대한 영향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두통, 발암성 및 고혈압등 각종 질환과의 관련 여부 문제제기가 나오고 있다. 아직까지는 대부분 연구결과에서 아스파탐과 질환 간 상관관계가 드러나지 않았다. FDA 등은 이를 안전한 물질로 인정하되, 권장 섭취량을 체중 1㎏당 50㎎으로 명시하고 있다.

인공 감미료가 인체의 당 섭취 욕구를 오히려 높인다는 연구도 있다. 미국 퍼듀 대학교 연구팀은 "인공 감미료를 섭취하면 부족한 당을 채우려 음식을 더 먹게 되며 소화 대사율이 떨어져 체지방량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일부 저당 탄산음료는 과당이나 인공 감미료 대신 천연 감미료 '알룰로스'를 쓰기도 한다.

음료업계 한 관계자는 "맛에 민감한 소비자는 감미료와 과당을 구분해 기존 탄산음료를 선호한다. 감미료가 없는 탄산수만 찾는 소비자도 여전히 많다"면서 "막연히 '몸에 좋다'고만 생각한 채 소비하기보다는 각 제품의 특징을 알고 필요에 따라 구매하는 편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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