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초로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을 비롯해 크고 작은 국제 콩쿠르에서 8번이나 1위를 차지한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이 지난해 11월 첫 공식 앨범을 냈다. 선우예권은 새 앨범 발매를 기념해 현재 전국 투어 중인데, 5일(금) 오후 7시 30분 대구 수성아트피아에서 리사이틀을 갖는다. "코로나19로 공연이 취소돼 연습을 몇 달간 쉰 적이 있다. 다시 건반을 두드리니 살아있음을 느낀다"면서 "2년 만에 대구를 찾아왔는데, 저도 설렌다"고 했다. 이하 일문일답.
-첫 앨범이 '모차르트'인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15살 때 미국으로 건너갔는데, 처음엔 힘들었다. 동료 등 앞에서 모차르트 소나타를 연주했는데 그들이 칭찬해주면서 인정도 해줬다. 또 반 클라이번 콩쿠르 중 세미파이널 무대 때 모차르트를 연주했는데 호평을 받았다. 그후 나도 모르게 모차르트에 이끌려 선택하게 됐다. 녹음하면서 느낀 건데, 모차르트 곡은 신기하다. 유쾌한 음악인 것 같으면서도 그 안을 보면 열정, 슬픔, 고뇌가 가득하다. 앨범은 두 장의 CD로 구성됐는데, 첫 번째 CD는 편안하게 들을 수 있고, 두 번째 CD는 홀로 공허함을 느낄 때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음악이다.
-'한국인 최초 1위', '최다 국제 콩쿠르 우승' 등 기록이 많다. 콩쿠르에 많이 도전한 이유는
▶운도 많이 따랐다.(웃음) 우선 생활비가 많이 필요한 미국에서 안정적인 기반 위에서 음악 공부를 하기 위한 이유가 가장 컸다. 되돌아 보니 잦은 출전 만큼이나 마음에 안 드는 부분도 보이는 등 아쉬움도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언제부터 피아노를 쳤고, 커티스음악원 생활은 어땠나
▶초등학교 2학년 때 누나 두 명이 피아노 치는 모습에 질투가 나 어머니를 졸라 피아노 학원을 다니게 됐다. 당시에는 피아니스트가 될 것이라 상상도 하지 못했다. 예원학교와 서울예고에서 피아노를 본격적으로 배웠다. 이상하게도 하면 할수록 피아노 치는 게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서울예고 1년 때 미국 커티스 음악원에 입학했다. 언어 문제로 힘들었지만 음악적으로 성장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다른 악기들과 함께하는 교향곡, 실내악뿐 아니라 가곡과 오페라까지 찾아 듣고 익혔다. 특히 스승으로부터 연주자로서 가져야 할 성품과 인정, 음악을 대하는 태도 등을 배웠다.
-취미, 좋아하는 작곡가는? 공연 준비할 때 습관이나 징크스는 있나
▶특별한 취미는 없고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쉬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그러고 나면 집중도도 높아진다. 예전에는 체력 운동을 안 했는데, 요즘은 필요한 것 같아 유산소 운동, 특히 스트레칭을 많이 한다. 모차르트와 쇼팽, 슈베르트 등 독일과 오스트리아 작곡가를 좋아한다. 쇼팽은 멜로디가 선명해 누구나 좋아하고, 모차르트는 쾌활하고 명랑하지만 복잡한 이면도 있어 매력 있다. 슈베르트 음악을 들으면 잔잔한 멜로디가 가슴을 적시고 또 여운이 오래 가 좋아할 수밖에 없다. 연주하려고 하는 음악의 작곡가와 사랑에 빠져야 좋은 연주를 할 수 있어 그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징크스라면 징크스인데, 공연 10, 20분 전 물로 세수를 하고 무대에 선다. 연주 중 땀이 눈에 들어가면 따가워 신경이 쓰인다. 세수하면 땀이 눈에 들어가도 덜한 것 같아 꼭 세수를 한다.
-최고 전성기는 언제일 것 같나
▶전성기가 있을지 모르겠다.(한참 생각한 후) 바라건대 죽기 직전이면 좋겠다. 그때까지 음악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잃지 않고 꾸준히 노력해 성장해가고 싶다. 아마 죽기 전이 저의 전성기일 것 같다.(웃음)
-훗날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을 표현할 때 수식어가 어땠으면 좋겠나
▶이 질문도 어렵다. 특별히 선호하고 원하는 수식어는 없다. '연주하는 곡의 숨결과 온도가 느껴지는 연주자'. 그러면 행복할 것 같다.
-이번 수성아트피아 연주에 앞서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2년 만에 설레는 마음으로 왔다. 자신의 감정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 힘들면 힘든대로, 휴식 중이라면 더 편안한 시간이 됐으면 한다. 마음이 정화되는 악장이 있고, 애잔하고 슬프게 변주되는 악장도 있고, 운명적으로 어두운 느낌이 다가오는 듯한 곡도 있다. 각자 처한 상황이 다 다르겠지만, 어쨌든 감상하는 시간만큼은 온전히 자신에게 투자해 스스로를 오롯이 느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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