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오후 대구 북구 구암동 한 가정집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튀김 요리를 하다가 기름에 불이 붙어 냄비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기름 화재는 가스 불을 끄더라도 온도가 높아진 상태라 잔불이 남아 있을 수 있어 위험도가 높다. 소방당국은 신고자에게 화상전화로 '역걸기'를 했다. 화상전화로 부엌을 찬찬히 본 119종합상황실 대원은 신고자에게 "마요네즈를 냄비에 뿌려라"고 안내했다. 마요네즈를 불 붙은 기름냄비에 뿌린 덕에 신고자는 소방대원들이 도착하기 전 불길을 잡을 수 있었다.
화상전화가 시민들에게 또다른 소방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화상전화를 통해 119종합상황실로부터 초기 대응 방법을 안내받은 시민들은 소방대원 도착 전까지 화재‧구조‧구급 상황에 적절히 대처해 큰 사고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119 다매체 신고서비스'로 명명된 이 화상전화 신고 접수 서비스는 지난 2013년도부터 소방청 지침에 따라 전국적으로 운영 중인 시스템이다. 화재나 구조‧구급 현장 상황에 대해 육안으로 정확한 판단이 필요할 때 상황실에서 신고현장과 화상전화로 연결된 영상을 통해 대처법을 미리 파악하는 것이다.
현재 대구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에는 화상전화 연결을 위한 웹캠이 6대 설치돼 있다. 상담과 신고 접수 등 최대 6건까지 동시에 연결이 가능하다.
119종합상황실에서는 소방대원들이 직접 상황 확인이 필요한 경우 신고자에게 화상전화 연결을 하고, 주변 상황과 신고자 주변의 대피로 등을 파악해 적절한 대처법을 실시간으로 알린다. 상황실에서는 현장 정보를 출동한 대원들에게 무전으로 중계하면서 대원들이 도착 전에 적절한 대응 방법을 갖추는 데도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구조‧구급 현장 출동 시 골든타임을 확보하고 초기 대응을 적절히 하는 데도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신고지 주변을 비추도록 해 비치된 소화기 사용법을 직접 안내하거나, 큰 건물의 경우 건물 내부를 비추게 해 대피로를 안내하기도 한다.
급박한 상황에서 주소를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신고자들에게 근처 지형물, 가로등 등을 보이도록 해 가로등 정보를 통한 정확한 주소 파악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대구소방본부 관계자는 "신고자들이 당황해 정확한 상황 파악이 안 되는 경우가 있다"며 "이럴 때 영상 연결을 통해 상황실 요원이 직접 현장을 눈으로 보면서 환자 상태나, 화재 현장 주변 소화기 위치 등을 보다 정확하게 알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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