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및 야권의 유력 대권 주자로 꼽히는 정세균 국무총리와 홍준표 무소속 국회의원이 4일 국회에서 설전을 벌였다.
두 사람 간 설전은 그간 보기 힘들었는데, 이날 강하게 맞부딪혔다.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정부 질문이 진행되면서 홍준표 의원이 공격을, 이에 대해 정세균 총리가 방어를 하는 구도가 만들어졌다.
다만 공격 같은 방어 또는 방어 같은 공격이 눈길을 끌었다.
▶홍준표 의원은 이날 정세균 총리에게 "요즘 말씀이 굉장히 거칠어졌다"고 했다.
이에 정세균 총리는 "거칠어지지 않았다"고 답변하면서 "질문이 거치니 답변도 그런 측면이 있었다면, 거칠지 않도록 하는 게 제 바른 태도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씨름의 '되치기'처럼 맞받아쳤다.
이어 홍준표 의원은 "대선 후보 경선에 나가려다 보니 그렇게 된 것 아닌가"라며 최근 정세균 총리의 발언들이 대권 행보와 연관됐다는 주장을 제기했고, 이에 정세균 총리는 앞서와 닮은 뉘앙스로 재차 맞받아쳤다.
그러자 정세균 총리는 "본인 말씀을 하시는 게 아닌가 모르겠다. 본인 입장을 말하는 게 아닌가 한다"며 역시 대권 유력 주자로 꼽히는 홍준표 의원을 가리켰다.
이에 홍준표 의원이 "(경선에)나가지 않는가"라고 묻자 정세균 총리는 "저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와 싸우느라 정신이 없다"고 답했다. 긍정도 부정도 아닌 답변으로 확답을 피한 맥락이다.

▶홍준표 의원은 최근 여당의 수장 격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처음 제기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과 관련해 "국민 통합의 상징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석방이라고 보는데, 이를 하지 않고 국민 통합을 말할 수 있겠느냐"고 물으면서 총리이자 대권 관련 이낙연 대표의 경쟁자로서 사면론에 대해 정세균 총리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답을 이끌어내려는 맥락의 질문을 했다.
이에 정세균 총리는 "그 문제와 관련해서는 국민적 공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원론적으로 답했다.
이어 홍준표 의원이 "이낙연 대표가 낙마하는 것을 보고 (사면을)말하기 겁이 나는가"라며 사면론 언급 후 지지도가 크게 떨어진 이낙연 대표의 처지를 들며 질문을 하자, 정세균 총리는 "저는 이를 그렇게 연결시키는 게 홍준표 의원답지 않다"고 답했다.
그러자 홍준표 의원이 앞서 정세균 총리가 했던 것처럼 맞받아 쳤다. 홍준표 의원은 "그렇게 답변하는 게 총리 답지 않다"고 했다.

▶부동산 문제를 소재로도 두 사람은 팽팽한 설전을 벌였다. 경제 이야기에 정치 이야기가 가미됐다.
홍준표 의원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부동산 시장은 안정됐지만, 문재인 정부 시절에 폭등했다"고 했다.
그러자 정세균 총리는 "부동산은 5,~10년 전부터 공급 대책을 세워왔느냐에 따라 공급되는 것"이라며 "문재인·노무현 정권의 부동산 문제는 그 이전, 5~10년 전 주택 정책의 결정 때문에 그렇게 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오히려 역공했다.
이에 홍준표 의원이 "경복궁이 무너지면 대원군(경복궁을 지은 흥선대원군)을 탓하면 되겠는가"라고 하자, 정세균 총리는 "수년 전 공급 계획을 세워놓은 것이 지금 실제로 공급되고 있는 것은 사실 아닌가"라고 재차 역으로 공격했다.
홍준표 의원은 화제를 조금 틀어 "노무현·문재인 정부 시절 부동산값이 폭등한 것은 부동산 정책에 이념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문제의 소지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이념이 들어가 있다는 것"이라고 다시 공격했다.
이에 정세균 총리는 "과거의 유산에 대해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어려움을 감당하고 해소해야 할 책무는 집권하고 있는 정부이다. 우리가 만들어낸 문제는 아니어도 그것에 대한 책임은 우리가 지고 수습하기 위한 노력을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한발 물러서는듯 또는 '우문현답'을 의도하는듯한 대답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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