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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희 동생들, 佛 재산 후견인 소송 패소한 뒤 '국민청원' 올라왔다

원로배우 윤정희 씨와 남편인 백건우 피아니스트. 연합뉴스
원로배우 윤정희 씨와 남편인 백건우 피아니스트. 연합뉴스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앓고 있는 원로 여배우 윤정희(77) 씨를 남편인 피아니스트 백건우(75) 씨와 딸이 프랑스에 방치하고 있다는 주장이 지난 5일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올라와 논란이 일고 있다.

백건우 씨는 7일 소속사를 통해 낸 입장문에서 청와대 청원게시판 글에 대해 "근거없는 허위사실"이라고 일축했다.

백 씨 측은 해당 글이 3개월 전 윤정희씨의 동생들이 백씨와 딸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최종 패소한 사실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윤 씨의 동생 3명은 지난 2019년 프랑스 파리의 지방법원에 백건우씨와 딸 백진희(44)씨를 윤 씨의 재산·신상 후견인으로 지정한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소를 냈다.

지난해 9월 파리 지방법원에서 패소한 윤씨의 동생들은 항소했지만, 같은해 11월 최종 패소했다.

파리 고등법원은 판결문에서 "손미자(윤정희씨의 본명)씨는 배우자, 딸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현재 안락한 조건 속에 지내고 있다"고 했다.

또 "서류를 살펴본 결과 배우자와 딸이 애정을 보이지 않고 금전적 횡령이 의심된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백씨와 딸의 후견인 지위 유지 결정을 내렸다.

법원은 이와 함께 "손미자 씨의 형제, 자매들은 계속 통화를 하거나 방문을 하면서 배우라는 점을 각인시키고 영화 촬영 등에 대해 얘기하며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앓는 손 씨의 심적 불안을 초래할 위험을 키우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원로 여배우 윤정희
원로 여배우 윤정희

이같은 판결이 나온 후 3개월이 지난 이달 5일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외부와 단절된 채 하루하루 스러져가는 영화배우 윤정희 씨를 구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지금 윤 씨는 남편과 별거 상태로 배우자의 보살핌을 받지 못한 채 파리 외곽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홀로 알츠하이머와 당뇨와 투병하고 있다"고 했다. 또 "윤 씨의 배우자는 자신의 아내를 안 본지 2년이 됐다"며 "2019년 4월 갑자기 딸과 함께 나타나 윤씨를 강제로 깨워서 납치하다시피 끌고 갔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윤 씨의 형제들은 딸에게 자유롭게 전화나 방문을 할 수 있도록 요청했지만, 딸은 죄수를 면회하듯 만남 횟수와 시간을 정해줬다"며 "윤 씨가 직계 가족으로부터 방치되고 기본적인 인권조차 박탈된 상황에서 벗어나 한국에서 남은 생을 보내도록 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백 씨의 소속사 빈체로는 이날 낸 입장문을 통해 "윤 씨는 주기적인 의사의 왕진과 치료를 받으며 편안하고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다"며 청원인의 주장을 반박했다.

백씨 측은 "현재 윤 씨는 안락하고 안정된 생활이 필요하다"며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바탕으로 작성된 악의적인 게시글의 무분별한 유포나 재생산, 추측성 보도 등 가족의 인격과 명예를 훼손하는 모든 행위를 멈춰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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