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는 대규모 거리 시위가 이틀 연속 미얀마 최대 도시인 양곤에서 이어졌다. 군사정권이 시위 확산을 막으려 인터넷을 차단했으나 시위 규모는 수만 명으로 커졌고, 전국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7일 로이터통신은 양곤 시내에서 수만 명이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위에 참여했다며 "2007년 샤프론 혁명 이후로 최대 규모"라고 보도했다. '샤프론 혁명'은 군정의 급격한 유가 인상에 대항해 불교 승려들이 주축이 돼 일어난 시위를 일컬으며, 당시 수백 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온라인매체인 '미얀마 나우'도 이날 수천 명이 양곤 시내 흘레단 네거리를 향해 행진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흘레단, 얀킨, 탐웨 등 최소한 양곤 3곳에서 동시에 시위가 벌어졌다고 덧붙였다. 양곤에서는 전날에도 수천 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군부를 성토하고 수치 고문 등 구금된 인사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거리 시위를 벌였다.

일부 현지 언론은 군정의 인터넷 접속 차단 조치를 뚫고 오전 한때 SNS를 통해 거리 시위 과정을 중계했다. 30분에서 1시간 30분가량 중계된 영상은 이내 끊겼다.
이들은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끈 민주주의민족동맹(NLD) 깃발을 흔들거나 저항의 상징인 '세 손가락 경례'를 높이 들고 구호를 외치며 도심을 행진했다. 세 손가락 경례는 영화 '헝거 게임'에서 차용한 제스처로, 태국의 반정부 시위에서 널리 사용됐다.
이들이 든 현수막에는 '우리는 군부 독재를 원하지 않는다'는 구호가 담겨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시민들은 박수로 시위대를 격려했고, 차량 운전자들은 경적을 울리며 지지 의사를 나타냈다. 한 대학생은 AFP통신에 "탄압이 두렵지 않다. 수치 고문이 석방될 때까지 매일 시위에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수도인 네피도와 제2 도시 만달레이에서도 학생과 의료진이 시위를 벌였고, 동남부 해안도시 몰라민에선 100명가량이 시위에 동참했다고 전했다. 또 카렌주 파야톤주에서는 NLD 의원들이 구금된 것으로 알려진 경찰서 밖에서 수백 명이 전날 밤을 지새운 뒤 오전에도 시위를 이어갔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시위대가 경찰 또는 군과 충돌했다는 보도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과거 민주화운동 당시 유혈탄압을 자행했던 군부에 또다시 총칼과 군홧발로 짓밟을 빌미를 주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영국 BBC 방송은 일부 시위대가 진압복 차림 경찰에 다가가 장미꽃을 달아주며 국민의 편에 서달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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