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反) 문재인 연대의 정권심판론에 힘이 실리지 않고 있다. 출발점인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후보 단일화 흥행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변을 기대하기 힘든 판세와 과도한 샅바싸움(경선규칙 줄다리기) 그리고 무책임한 내부총질이 이어지면서 유권자의 마음이 돌아서는 분위기다. '여당은 조직, 야당은 바람'이라는 전통적인 선거승리 공식을 고려하면 야권으로선 답답하기만 하다.
정치권에선 김이 빠지고 있는 경선 분위기와 자중지란(自中之亂)의 위기를 슬기롭게 넘지 못하면 야권이 모처럼 맞은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나경원 국민의힘 예비후보는 7일 본인과 함께 본 당내 경선 '2강'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오세훈 예비후보를 향해 "서울시정이 지난 10년간 너무 많이 바뀌었다"며 "그동안 꾸준히 의정활동을 해왔고 국정경험이 풍부한 내가 10년을 쉰 분보다는 잘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오세훈 후보가 자신의 서울시장 경력을 부각하며 '인턴 시장은 안 된다'며 다른 후보들을 싸잡아 비판한 것을 맞받아친 것이다.
이에 대해 오 후보는 이날 관악구 봉천동의 재래시장인 봉천중앙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취재진의 관련 질문에 "10년 동안 쉰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나 후보의 '신혼부부 1억원 보조금' 공약을 문제삼았다. 오 후보는 "공약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불명확한 부분이 다소 있는 것 같다. 현금을 주겠다는 것인지, 이자를 지원하겠다는 것인지 보조금으로 표현했기에 불명확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나 후보는 오신환 예비후보와도 한바탕 공방을 벌였다. 전날 자신의 공약을 두고 '나경영(나경원+허경영)이냐'고 공격한 오신환 후보를 향해 나 후보는 "품격과 원팀정신, 두 가지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하위권 예비후보가 거물급 후보를 한 명씩 제치면서 치고 나오는 역동적인 분위기가 만들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이른바 '양강' 후보마저 네거티브 선거전의 유혹을 떨치지 못하면 경선은 오히려 당에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 관계자는 "1위·2위 후보와 3위·4위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한 상황에서 선두권 후보들이 나중은 모르겠다는 듯이 내부총질에 열을 올리면 경선 효과는 기대할 수 없다"며 "적어도 설날까지는 제1야당이 경선하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7일과 8일 각각 부산과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들이 한 테이블에 앉아 언론 질문을 받는 '미디어데이' 행사를 마련했다.

이와 함께 야권후보 단일화의 또 다른 한 축인 제3지대 후보단일화 작업도 삐걱거리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금태섭 전 국회의원이 단일화방식을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일 실무 협의 담당자 명단을 교환한 양측은 7일 오후 첫 회의를 열었다. 하지만 안 대표가 앞서 "토요일(6일) 전에는 실무 협의를 할 것"이라고 한 발언보다 일정이 늦어졌다.
양측은 이날 실무협의를 통해 내달 1일까지 단일화를 완료하기로 합의했지만, '어떻게'에 대해서는 여전히 줄다리기가 진행 중이다. 가장 중요한 여론조사 방식을 두고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 관계자는 "안 대표는 금 전 의원을 자신의 체급을 올리기 위한 불쏘시개로 활용하려고 하고, 금 전 의원은 이번 경선을 자신의 정치적 위상을 높이는 기회로 만들려다 보니 협상이 길어지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유력한 야권 단일후보로 거명되는 안 대표와 나 예비후보 중 누가 나서도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를 이기기 어려울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최근 발표돼 야권의 시름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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