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대구 중구 동인동에 있는 한 식당. '음식이 나오기까지 마스크 착용을 해달라'는 안내 문구에도 턱에 걸치거나, 마스크를 벗은 채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보였다. 이들에 대한 별다른 제재도 없었다. 종업원들은 주문을 받고 음식을 나르느라 마스크 착용을 일일이 당부하는 일은 역부족인 듯 했다.
최근 식당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뒤 종업원이 대거 감염되거나, 확진자와 인접한 테이블에서 식사한 뒤 감염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날 대구시내 식당들을 확인한 결과, 점심식사를 위해 마스크를 벗고 있는 시간은 최소 20분 이상이었다. 식사 전후 음식을 기다리며 대화하는 시간까지 합치면 마스크 벗고 있는 시간이 30분을 훌쩍 넘겼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15분 이상 함께 있을 경우 밀접접촉자로 분류된다.
식당의 테이블 배치도 감염에 취약해 보이는 곳이 많았다. 가게 규모가 작은 식당의 경우 테이블 간 1m 거리두기 또는 한 칸 띄우기 따위의 지침이 무색해 보였다. 앞뒤 테이블 이용객들과 거의 등을 맞대고 밀착한 상태로 식사를 하는 곳도 있었다.
한 분식점은 손님들이 좌우 일렬로 늘어져 앉아 벽을 보고 앉는 구조로 돼 있었기 때문에 테이블 간격 띄우기가 아예 불가능했다. 이용객들은 다닥다닥 붙어 앉아 식사하고 있었고, 식사 도중 옆쪽으로 고개를 돌려 일행과 대화를 하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이곳 직원 A(27)씨는 "가게 구조가 애초에 이러한데 거리두기를 위해 테이블과 의자를 모두 교체하기도 곤란하다. 한 칸 띄워 앉도록 하는 방법도 고려해봤으나 가게 규모가 작아 그마저도 어렵다"고 했다.
뷔페식 식당의 경우 방역수칙 준수가 더욱 어려워 보였다. 공용집게를 사용해 원하는 재료를 담아오는 이용방법 때문이다. 현재 대구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실행방안에 따르면 뷔페의 경우 공용집게·접시·수저 등 사용 전후 손소독제 또는 비닐장갑을 사용해야 하고, 음식을 담기 위해 대기 시에는 이용자 간 간격을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현장에서 이를 지키는 이들도, 단속하는 이들도 없었다.
중구의 한 뷔페식당에선 손 소독제와 비닐장갑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대부분 가족 또는 친구 단위 이용객이 많아 함께 음식을 담았고, 적정 간격 유지도 지켜지지 않았다. 이곳에서 만난 B(25) 씨는 현재의 방역 지침에 대해 "솔직히 눈 가리고 아웅인 것 같다. 명부 찍으라는 말도 없고 집게도 장갑 없이 아무나 다 잡고 쓰니까 좀 찝찝했다"고 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식당 운영자들이 손님들에게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 준수를 알리도록 안내해야 하고, 이에 불응할 경우에만 단속 대상이 된다"며 "식당 내 거리두기 위반은 단속 대상은 맞지만 행정지도 없이 바로 단속을 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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