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경북의 사회적경제, 新새마을운동 되길

하대성 경북도 경제부지사

하대성 경북도 경제부지사
하대성 경북도 경제부지사

2020년 2월 시작된 코로나19 확산으로 대한민국은 경제 불황을 겪고 있다. 기업 매출이 줄고 지속적인 고용 유지가 어려워지면서 소비가 침체됐다. 시장은 위축됐고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영세한 사회적경제도 경기침체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모두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 공공의 지원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각 산업 분야의 구조적인 문제에 대처할 수 있는 방안으로 사회적경제의 공동체 정신이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유럽에서 산업혁명 등을 거치면서 경제성장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사람보다 자본을 더 중시하게 됐고 괄목상대한 경제성장의 어두운 부산물로 경제와 사회의 양극화, 환경 파괴, 공동체의 해체 등과 같은 부작용이 나타났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대와 협력의 가치를 지닌 사회적경제가 유럽에서 태동됐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하지만 역사를 돌이켜보면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적경제의 가치는 우리나라에서도 오래전부터 이어져 오고 있다.

과거 농업 중심 사회에서는 공동노동체 조직인 두레와 품앗이 정신이 있었다. 300년 전 "주변 백 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면서 나눔의 정신을 실천한 경주 최부자 댁의 육훈(六訓)이 바로 사회적경제가 추구하는 가치와 그 뜻을 같이한다. 1927년 전준한 선생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민간 최초로 설립한 상주 '함창협동조합'은 현재 대한민국의 사회적경제 발상지로 평가된다.

사회적경제가 이루고자 하는 자율적인 협력과 민주적인 자립은 경북에서 시작된 새마을운동의 정신과 일맥상통한다. 새마을운동은 근면, 자조, 협동의 정신 아래 주민 모두가 하나로 뭉쳐 자신이 몸 담고 있는 공동체의 정신과 물질의 모든 면을 변화시키려 했던 운동이다.

이와 같은 협력과 자립의 정신을 계승해 코로나를 겪고 있는 어려운 상황임에도 경북 사회적경제인들은 힘을 모아 희망꾸러미 상품을 개발했다. 자발적으로 성금을 모금해 매출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료 기업을 지원하는 등 사회적가치 실천에 솔선수범했다.

경북의 사회적경제는 기업과 종사자 수 등 양적 성장뿐 아니라 민간 주도의 연대와 협력을 기반으로 사회적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한 덕분에 코로나로 인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많은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

경북도는 지난해 5월 사회적기업 성장지원센터를 조성해 초기 사회적경제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사회적경제기업의 안정적인 판로 확보를 위해 상생 거점 공간인 유통지원센터를 안동에 유치하는 등 성장 단계별 지원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아울러 우리 지역 기업이 다양하고 차별화된 사회적 가치 실현과 능동적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주체로 앞장서고 있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기 위한 노력도 지속해서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2020년도 사회적경제 지방자치단체 정책평가'에서 대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사회적기업의 사회적 가치 측정 결과' 전국의 탁월 등급 21개 기업 중 경북의 6개 기업이 선정됐다.

"모든 기업은 경제적 가치를 넘어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사회적기업으로 전환돼야 한다."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철학과 함께 사회적경제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가치는 우보만리(牛步萬里)의 마음가짐으로 이어 나가야 한다. 사회 구성원 모두의 연대와 나눔, 그리고 배려의 정신을 토대로 만들어 가는 경북형 사회적경제를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21세기형 새마을운동의 중심지로 발돋움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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