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은 난해하다. 이처럼 이해하기 힘든 현대미술의 본질은 무엇인지, 또 현대미술가들은 그들의 작업을 통해 무엇을 지향하고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내기 위한 극영화가 대구에서 제작됐다.
대구현대미술가협회(이하 현미협) 소속 현대미술가 44인의 다큐멘터리 영화 '당신은 누구죠?'(Who R U)가 22일 오후 2시 대구시 중구 현대백화점 CGV에서 시사회를 갖는다. '당신은 누구죠?'는 현대미술가 44인이 각자 시나리오를 쓰고 주인공으로 등장, 1분에서 3분 동안 개인적 모습부터 실험적인 영상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식 옴니버스 영화다.
영화의 내용은 작품 소개나 인터뷰 위주가 아닌, 인간이자 예술가로서 작가와 현대미술에 대한 생각을 러닝 타임 107분 동안 은유적, 영화적, 실험적, 공격적, 해학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감독을 맡은 남기웅 씨 또한 미술가이자 현미협 회원이다. 남 감독은 극영화 제작 동기에 대해 "대구현대미술가협회 회원으로서 그룹전을 열었는데 어느날 홀로 전시장 청소를 마친 뒤 조용히 다른 작가들의 그림을 보게 됐죠. 그런데 도대체 뭔 내용인지를 알 수 없었다"면서 "그림의 내용에 대해 작가에게 물어보고 전시 큐레이터에게도 물어봤지만 도무지 속 시원히 대답하는 이가 없었다"고 했다. 결국 그는 갤러리에 걸린 현대미술에 대해 알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었던 궁금증을 영화라는 장르를 빌려 풀어내게 된 것이다.
제작은 지난해 10월 이우석 현미협 회장과 남 감독이 함께 기획했으며 두 달간의 촬영과 두 달간의 편집 기간을 걸쳐 이달 22일 시사회를 열게 됐다. 촬영 현장은 대구의 각처와 작가들의 화실이며, 남 감독이 일일이 작가들을 만나 사전 인터뷰를 한 뒤 시나리오를 받아 다시 이를 교정하면서 시작했다. 영화 속 내레이션도 출연 작가가 직접 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 감독에 따르면 '당신은 누구죠?'는 철저하게 인터뷰 NO, 작가 소개 NO, 작품 소개 NO를 지향하면서 오직 순수하게 '작가 그 자체만을 잡자'는 의도로 제작됐다.
제작비는 출연 작가들이 38만원씩 추렴한 뒤 부족분에 대해 권정호 화백(440만원)과 몇몇 회원들이 십시일반 보태 마련했다. 제작과정에서도 촬영감독만 서울에서 내려왔고 나머지 조감독과 연출 스태프들은 현대미술가협회 회원들의 품앗이로 이뤄졌다.
남 감독은 "이 영화의 목표가 작가들을 진솔하게 담아내는 것이기 때문에 상업 영화처럼 극적인 것은 개입되지 않았다"면서 "극적인 것이 개입되면 작가들은 연기를 해야 하고 진솔한 모습이 아닌 거짓을 말해야 한다. 이 영화는 그런 영화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이우석 현미협 회장은 "22일 시사회에서 반응을 본 뒤 단편영화제 출품 여부와, 일반 관람객을 위한 영화관 개봉 및 다운로드 시장에 개봉하는 방법 등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다큐멘터리식 옴니버스 영화 '당신은 누구죠?'에 출연한 현미협 소속 작가는 다음과 같다.
강석원 구지량 권기자 권기철 권정호 김강록 김결수 김민수 김석화 김아영 김재경 김정태 김진영 노인식 노중기 노창환 도경득 류지헌 박걸 박옥이 방복희 서보명 신수원 신현찬 양성옥 윤석민 이동재 이무훈 이영미 이영철 이우석 이인석 이태호 정성태 정익현 정자윤 정태경 조경희 조미향 차정보 허남문 홍병우 박토마스 이안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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