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무 7조 상소 국민청원으로 잘 알려진 인터넷 논객 조은산이 16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향한 글을 남겨 화제가 되고 있다.
그는 "설렁탕에 깍두기 국물이나 잘 말면 된다. 한국 일이나 잘 살피시길 바란다"며 이재명 경기지사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최근 기본소득 논쟁에 대해 일침했다.
조은산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표퓰리즘 대전이 격렬하다"며 "심지어는 이역만리의 프란치스코 교황까지 끌고 들어와 갑론을박"이라고 했다.
이어 "이 지사가 교황의 이탈리아어 메시지 중 일부인 'salario universale'를 근거로 기본소득의 당위성을 재차 강조하자, 임 전 실장은 그것이 영어 번역으로 'universal basic wage(보편적 기본임금)'라는 사실을 내세워 이 지사에 일침을 가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두 사람을 향해 "한국 일이나 잘 살피시라"고 비판했다.
또 조은산은 "르노 부회장은 르노삼성을 상대로 생산력 향상을 요구하며 경고장을 날렸고, 노조는 파업 여부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이미 군산GM을 통해 대기업의 '낙수효과'를 넘어선 대기업의 '철수효과'를 뜨겁게 맛봤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고급 인력과 기술력을 갖춘 원전은 수조원의 해외시장을 넘보기도 전에 이미 해체 수순이며, 정치적 공방의 대상으로 전락했다"고 아쉬워 했다.
조은산은 "말은 많지만 그 글로벌 기업의 총수는 지금 의왕의 '감빵'에서 자기 속옷을 빨래하고 있다"며 "이런 슬픈 현실 속에서 10조짜리 지속 가능한 알짜배기 복지를 보게 되는데, 그들 눈에는 어떨까 싶다"고 했다.
이어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다'는 이탈리아어로 뭐라 하는가"라며 "이 말을 한국어로 설명해도 그들은 모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대해서도 그는 언급했다.
조은산은 "후보들이 간추려진 보궐선거판은 포퓰리즘 논쟁이 한창"이라고 했다. 그는 국민의힘 소속 나경원 전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거론하며 "사실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민주당의 성추문으로 인해 치러지는 게 아닌, 주거와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위해 치러지는 것이라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의미에서 규제 일변도에서 벗어난, 다소 전향적 자세를 취하는 박 전 장관의 부동산 대책이 다행이고 강남·북을 안가리는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를 내세운 나 전 의원의 대책도 보기 좋다"며 "그러니 두 분 한 번 열심히 싸워보시라"고 했다.
또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해서는 "'박원순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말로 2차 가해 논란의 중심에 선 그가 곧이어 고 노무현 대통령의 묘역을 찾아 또다시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겠다'고 밝혔다"며 "죽음과 민주당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 수어지교·지란지교"라고 비꼬았다.
마지막으로 그는 "나는 그것을 알기에 우상호 의원의 행보가 낯설지 않다"며 "그러니 이제 그만하시라. 그리고 살아 있는 자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시라"고 했다.
이하 조은산 블로그 글 전문
지난 설에 나는 본가에 가지 못했다. 직장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또는 아이가 아프다는 이유로 가지 못한 적은 몇 번 있다. 그러나 강력한 국가권력의 통제 아래, 나의 자유로운 의지를 꺾어야만 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나는 국가적 방역 지침에 협조할 의무가 있고 또한 충실히 따를 의향이 있다. 전대미문의 5인 이상 집합 금지 명령에 나의 아내는 자유를 느꼈으리라. 내 저열한 밑바탕에 깔린 자유주의의 함성은 결국 그녀를 위함이었던가. 나는 지독하게 몰아치는 전염병의 기세에 '한시적 국가주의자'로의 전향을 마지못해 받아들였다.
어느덧,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 수가 1522명을 넘어섰다. 남도의 찬 바다에 수몰된 그들이 304명이었다. 5배가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지만 나는 대자연의 힘 앞에 인간의 무기력함을 느낄 뿐이다.
그들은 의료진과 병원이 있는 육상에서 귀천했고 해군과 해경이 있는 해상에서 귀천했다. 모두가 아프고 아픈 상처들이지만 다만 어느 상처에는, 정치라는 몹쓸 것이 기어들어 고인 피를 빨아먹었고 벌려진 상처는 결국 봉합되지 못한 채 방치됐다.
나는 그들이 누군지 안다. 그대들은 알고 있는가?
때론, 작고한 어느 대통령이 남긴 말처럼 '삶과 죽음은 하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믿겨지지 않는 어느 날에 사유로서의 하나가 아닌 사실로서의 하나, 포실하게 부풀어 오른 발을 겨우 내디디며 제 부모의 품에 안기던 순백의 그날처럼 '나 이제 왔어. 조금 늦었지?' 라고 말하며 현관 앞의 공백에 운동화 한 켤레 채워 줄, 그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하나 말이다.
연이은 세월호 관련 기사들을 봤다. 판결의 대상인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은 이미 죽고 없었다. 진실을 요구하는 유족들은 아직 그곳에 있다. 있고 없음이 명확한데 우리가 찾는 진실은 도대체 어디 있단 말인가. 썩은 정치인들이 그려낸 슬픈 이 사회의 자화상, 우그러진 그 안의 댓글들은 더욱 참담하다. 그러나 그러지 말자. 다 키워놓은 자식을 먼저 보낸 부모의 심정은 우리들 중 그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러므로 유족에 대한 예의는 지켜줬으면 하는 나의 마음이다.
우여곡절 끝에 사회적 거리두기는 2, 1.5단계로 하향 조정됐고 자영업자들에게는 가뭄에 단 비와 같은 소식일 것이다. 그러나 수도권 기준으로 일부 업종의 22시 영업시간제한은 많이 아쉽다. 출퇴근 시간 가득 들어찬 지하철과 시내버스의 상황을 보자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전례 없는 전염병의 역습 앞에 우왕좌왕하는 것은 결국 같은 인간이라는 이유로 봐줄 만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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