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엄마, 하늘에서 잘 지내지?" 대구 지하철 참사 18주기, 시민 추모 이어져

대구 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 추모공간 대구시민, 타지 시민 북적여
"인재 다시는 반복되선 안돼" 안전 사회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대구 지하철 참사 18주기를 하루 앞둔 17일 오후 대구 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에 마련된 기억 공간을 찾은 시민들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대구 지하철 참사 18주기를 하루 앞둔 17일 오후 대구 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에 마련된 기억 공간을 찾은 시민들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엄마, 아버지랑 있으니까 좋아? 너무너무 미치도록 보고 싶어."

18일 오전 11시쯤 대구 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에 마련된 '대구 지하철 참사 18주기 기억 공간'을 찾은 A(50) 씨. A씨는 메모장에 지하철 참사로 잃은 부모님의 이름을 적다 흐르는 눈물에 고개를 떨궜다. 사고가 난 지 18년이 지났음에도 A씨는 여전히 생지옥에 살고 있다고 했다. 매일 우울증 약을 복용하며 하루를 버틴다는 그는 마음 속에 묻은 부모님을 위해 기억 공간에서 눈을 감고 기도를 올렸다.

A씨는 "불에 들어가면 뜨거우니 죽어도 화장은 시키지 말라던 부모님이 당시 타들어가는 전동차에서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전했다.

대구 지하철 참사 18주기를 맞아 대구 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에 마련된 '기억 공간'에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기억 공간을 찾은 대구 시민들은 당시 참담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눈물을 훔치거나 분노를 금치 못했다. 지하철을 운행하던 기관사들 역시 중앙로역을 지나치며 추모 안내방송과 추모기적을 울리기도 했다.

철도기관사를 준비하는 B(25) 씨는 "항상 승객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배웠는데 혼자 도망 나왔던 기관사를 생각하니 다시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며 "매년 기억 공간을 찾아 스스로 이런 기관사가 되지 말아야 하겠다고 다짐을 하고 가슴에 새겼다. 오늘은 유독 더 슬퍼 눈물이 계속 흐른다"고 말했다.

타 지역 추모객들의 발걸음도 꾸준히 이어졌다. 서울, 부산 등 먼 거리에도 매년 잊지 않고 중앙로역을 찾아 애도를 표하는 모습이었다.

서울에서 온 유튜브 운영자 C(22) 씨는 "대구하면 떠오르는 곳이 중앙로역이다. 돌아가신 분들을 추모하는 마음에 동참하고자 3년째 이곳에 오고 있다"며 "유튜브 방송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추모에 동참해 달라고 이야기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중앙로역을 찾은 세월호가족협의회 관계자는 "지하철 참사의 진실 규명은 대부분 됐지만 안전사회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이러한 인재가 결코 반복되어선 안된다"며 "지하철 참사 사고를 되돌아보면서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데 전 국민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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