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2주된 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 익산 20대 부부 사이에 가정 불화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정황이 발견됐다. 출산·육아 관련 SNS에서 활동하던 아내가 '남편이 유전자 검사를 요구한다'는 글을 올린 것이다.
19일 경찰 등에 따르면 A씨가 2019년 11월부터 활동하던 페이스북 비공개 그룹에서 남편과의 불화 정황이 포착됐다고 중앙일보가 보도했다.
A씨는 아들 출산 직전인 지난달 17일 "남편이 술 먹으면서 첫째랑 둘째가 자기 자식이 아니고 다른 남자의 아이 같다며 유전자 검사를 하자고 했다"고 적었다.
첫째 출산 직후인 2019년 11월에는 "남편이랑 멀어진 기분이 든다. 남편이 (나를) 무시하는 거 같고 신경도 안 쓴다. 남편은 술을 항상 달고 살아 혼자가 된 기분이다. 우울증이 온 건지 몰라도 너무 외롭다"고도 토로했다.
경찰에 따르면 과거 "아내가 남편에게 맞았다"는 가정폭력 신고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전북경찰청은 지난 18일 살인 혐의로 구속된 A씨(24)와 B씨(22·여) 부부를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아이가 이상 증세를 보인 뒤 병원에 가서 적절하게 치료를 했다면 장애는 있을지언정 사망에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전문의 소견을 근거로 삼았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 9일 오후 11시 57분쯤 자신이 거주하던 익산시의 한 오피스텔에서 갓난아이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부부는 아이가 의식이 없자 사건 당일 밤 119에 신고했으며, 아이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을 거뒀다.
숨진 아이의 얼굴 여러 곳에 멍 자국이 발견됐다. 당초 부부는 범행을 부인했으나 이후 "아이가 분유를 먹고 토해서 때렸다"며 혐의를 일부 인정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의 1차 소견상 사인은 외상성 두부 손상에 의한 뇌출혈인 것으로 확인됐다.
A씨 부부는 지난해 1월에도 숨진 아이의 한 살배기 누나를 학대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으며, 재판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딸은 현재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보호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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