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80→60→50→60→80' 들쭉날쭉 바뀌는 제한속도

대구 범물육교~범안로 1.1km 직선 구간 내 4차례나 변경
'안전속도 5030' 4월 시행 땐 '널뛰기 도로'에 사고위험 높아
경찰 "시행 후 문제되는 구간 제한속도 재조정"

올해 4월 시행되는 안전속도 5030으로 인해 도로 곳곳에 제한속도가 들쭉날쭉하게 된 모습.
올해 4월 시행되는 안전속도 5030으로 인해 도로 곳곳에 제한속도가 들쭉날쭉하게 된 모습.

#대구 수성구 범물동 앞산터널로 끝자락. 범물육교에서 범안로까지 이어지는 약 1.1㎞ 직선 구간은 오는 4월이면 제한속도가 네 번이나 바뀐다. 앞산터널로를 빠져나온 뒤 제한속도는 시속 80㎞였다가 범일초등학교 인근 250m 구간에선 60㎞로 급감된다. 얼마 가지 않아 용지네거리까지 330m 도로는 다시 50㎞로 낮아진다. 용지네거리를 지나 관계삼거리까지 430m 구간은 60㎞로, 관계삼거리를 지난 뒤 범안로는 80㎞로 각각 제한속도가 다시 높아진다.

#큰고개오거리에서 아양교사거리까지 아양로 1㎞ 구간. 직선 도로에서 제한속도가 세 차례(50→40→50→40㎞)나 오락가락한다. 큰고개오거리에서 빠져나와 동구청 앞에서 시속 40㎞로 줄어든 제한속도는 아양초교를 지나서 다시 50㎞로 회복됐다가 아양교를 지나면 다시 40㎞로 낮아진다.

교통안전을 위해 도심 도로의 차량 통행속도를 낮추는 '안전속도 5030' 정책이 오는 4월 시행을 앞둔 가운데 제한속도가 둘쭉날쭉한 '널뛰기 도로' 탓에 오히려 사고 위험을 높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대구시와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안전속도 5030 정책은 보행자 안전과 교통사고 감소를 위해 올해 4월부터 전면 도입된다. 대구 도심 도로 대부분이 시속 50㎞ 이하로, 주택가·이면도로의 경우 30㎞ 아래로 제한된다. 신천대로(80㎞)를 제외하고 달구벌대로와 동대구로, 신천동로, 앞산순환도로 등 일부 도로의 제한속도는 60㎞로 설정됐다.

문제는 이로 인해 도로 곳곳의 제한속도가 오락가락한다는 점이다. 1~2㎞ 남짓한 짧은 직선 구간에서 여러 차례 제한속도가 바뀌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대표적인 구간은 ▷앞산터널로~관계삼거리 사이 범안로 ▷아양로 중 큰고개오거리~아양교사거리 ▷당산로 중 중리체육공원~두류시장네거리▷명륜로 중 계산오거리~웨딩거리 ▷수성로 중 수성대림1차이편한세상아파트~중동네거리 등이다.

운전자 A(38) 씨는 "짧은 구간에 속도 변경이 잦으면 운전 중에 갑작스럽게 속도를 줄이는 상황이 발생한다"며 "자칫 뒤차가 앞차를 들이박는 등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들쭉날쭉한 제한속도를 알아볼 수 있도록 표지판을 보강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B(42) 씨는 "지금과 같은 표지판은 크기도 작고 잘 보이지도 않아 있으나마나"라며 "특히 야간 운전 때 운전자 시야를 고려한 발광형 표지판이 필요하다" 말했다.

대구경찰청은 어린이보호구역과 노인보호구역 등으로 인해 도로 내 속도 단차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5030 정책 시행 후 문제가 되는 구간은 제한속도를 재조정할 수 있다"며 "표지판 보강의 경우 대구시와 협조해 해결하겠다"고 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4월 이전까지 제한속도 변경 표지판을 교체할 예정"이라며 "발광형 표지판이 필요하다고 검토된 구간에는 사업비를 확보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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