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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 끝나고 집단XX"…도넘은 '교회 혐오' 무분별 확산 우려

교회 혐오 관련 게시글.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교회 혐오 관련 게시글.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국내 여러 교회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교회에 대한 모욕과 조롱을 일삼는 '교회 혐오'가 무분별하게 확산되면서 특정 집단에 대한 맹목적인 혐오·분노로 번질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20일 '예배 후 집단 XX파티를 벌인 듯'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최근 한 교회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감염 소식을 전했다.

글쓴이는 "교회들이 원래 예배 끝나고 XX파티하는 건 다들 아실 듯. 쟤네들이 밥 먹어서 그런다고 뻥은 치지만"이라며 "동네 식당 밥 먹는 사람들 코로나 걸리는 거 봤냐. 집단 XX질하고 싸그리 옮긴 거라 예상됨"이라고 적었다.

글쓴이의 발언은 교회에 대한 모욕에 가까운 비하 발언이었지만, 여기에 동의를 표하는 이들도 있었다. 네티즌들은 "한국 X독 예배는 일단 XXX를 하고 시작한다니까" 등의 댓글로 동조했으며, 해당 글에 좋아요를 누르는 이도 있었다.

반면 상당수 네티즌들은 "너무 저급하게 글 쓰지는 맙시다" "이런 막가파식 글을 옹호한다고?" "이건 폭력을 쓴다고 똑같이 폭력으로 갚는 거나 다를 거 없지 않냐" "선넘네. 어떻게 이런 글이 베스트에 오르냐" "X독도 역겹지만 이 글도 역겹기는 마찬가지" "할 말이 있고 안 할 말이 있지"등의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댓글로 비판이 이어지자 글쓴이는 해당 글을 삭제했다.

교회를 비판하는 현상에 대해 단순 혐오가 아니라 시민의식 부재에 대한 정당한 비판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특정집단에 대한 분노와 반감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감염병 전문가는 "코로나19 방역 측면에서는 이들이 잘못한 것은 맞지만 과잉 일반화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들을 움츠려들게 하지 말고 열린 마음으로 이들이 협조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교회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구의 한 교회 관계자는 "우리 교회에서 발생한 것은 아니지만 교인으로서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며 "교회 차원에서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 하루빨리 코로나가 안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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