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가 빠진 자리에 새로운 치아를 만들려는 인류의 노력은 인류 역사와 함께 시작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고고학 연구에 따르면 인류는 수천 년 전부터 치아가 빠진 자리에 치아 뿌리 모양의 매식체를 심어서 인공치아를 만들려는 시도를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BC 2,000년 무렵의 고대 중국인의 유골에서 대나무를 뾰족하게 다듬어 치아가 빠진 자리에 박아 넣은 것이 관찰됐고, BC 1,000년경 고대 이집트 왕은 자기의 턱뼈에 구리 못을 심었다는 기록도 있다. AD 600년경 마야 여인의 유골에서는 조개껍질로 만든 앞니가 발견되기도 했다.
1965년 오늘날 사용되는 타이타늄(티타늄·Titanium) 재질의 임플란트가 처음 소개된 후 치아 임플란트가 비로소 대중적인 치료법으로 보급되기 시작했다. 타이타늄 재질의 임플란트는 잇몸뼈와의 생체적합성이 매우 좋아서 임플란트와 잇몸뼈가 단단한 골결합을 하기 때문에 90~95%정도의 높은 치료성공률을 보이고 있다.
임플란트 보철치료는 치아가 빠진 곳의 잇몸 뼈에 기둥을 심어서 새 치아를 만들어 주는 것이기 때문에 기존의 브릿지나 틀니가 가지고 있던 단점을 모두 극복함으로써 치과 보철치료의 혁신을 가져왔다.
특히 우리나라는 우수한 품질의 임플란트를 생산해 세계 각국에 수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임플란트 치료기술도 매우 발전해 있기 때문에 치과 임플란트에 관한 한 세계 최고의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군다나 2014년부터 치과 임플란트가 국민건강보험 급여 항목에 포함되면서 우리나라에서 치과 임플란트는 대부분의 치과의원에서 실시하는 보편적 치과진료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그뿐만 아니라 임플란트 치료의 대중화는 치과의원에 CT와 같은 첨단 진단장비의 보급을 확대시켰다. 더불어 치과병의원의 대형화와 치과진료의 전문과목별 전문화를 촉진함으로써 치과의료의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제 도심에서 대형 치과병원 건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구강내과, 구강악안면외과, 치과교정과, 소아치과와 같은 치과의사 전문과목을 표방한 치과의원도 종종 눈에 띄고 있어서 치과의사 전문의 시대가 성큼 다가왔음을 느낀다.
그러나 치과 임플란트의 보급이 긍정적 변화만 가져온 것은 아니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지난 5년 동안 접수된 치과 분야 의료분쟁 중 임플란트와 관련된 것이 가장 많았다. 그 중에는 임플란트 수술과 관련된 신경손상이 분쟁의 원인이 된 경우가 가장 많았지만 임플란트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인해 분쟁이 발생한 경우도 다수였다.
임플란트 사용자들은 임플란트 치아가 자연치아의 모든 기능을 전부 재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임플란트 치아와 자연 치아의 가장 중요한 차이는 자연치아의 뿌리를 감싸고 있는 치근막이라고 할 수 있다. 치근막은 치아에 대해 약간의 쿠션효과를 나타낼 뿐만 아니라 치근막의 기계 수용기는 치아에 가해지는 압력을 감지해서 턱근육의 수축 정도와 교합력을 조절하는 기능도 하고 있다.
반면, 임플란트 치아에는 이런 치근막 구조가 없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때 느끼는 치아의 촉감이 자연치아와는 약간 다를 수 있다. 이러한 차이점을 이해한다면 임플란트 치아를 좀 더 안전하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최재갑 경북대학교치과병원 구강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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