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복한 가정의 기운이 널리 퍼지길 바랍니다."
현실화한 초저출산 시대에 자녀 4명을 낳아 키우는 고위공무원이 지역사회에 귀감이 되고 있다. 조정목(56) 대구지방국세청장이 그 주인공이다.
10일 대구 달서구 대구지방국세청에서 만난 조정목 청장은 "아이마다 성격, 버릇, 목소리 등 다양한 특색이 있는데 고루 볼 수 있다는 것은 삶의 큰 행운"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국내 합계출산율은 2015년 1.24명이었지만 해마다 감소해 지난해 0.84명으로 집계돼 저출산 문제가 현실화됐다. 합계출산율은 가임기 여성이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일컫는다.
올해 결혼 20주년을 맞이한 조 청장은 41세라는 조금은 늦은 나이에 첫째 아이를 얻은 뒤 어느덧 1남, 3녀의 아버지가 됐다. 아이를 좋아하며 가정적인 그는 편안하고 행복하게 자식을 키우려 노력한다.
조 청장은 "다둥이 아빠로 살아가면 특별한 일이 한둘이 아니다"라며 "아이가 아빠, 아빠 말하는 것부터 집안일을 도우려고 숟가락을 놓거나 상을 닦고, 분리수거를 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조 청장은 "첫째 아이 초등학교 입학식 날 손을 잡고 교문을 들어갔던 때를 잊지 못한다"며 "어린 시절 어머니의 손을 잡고 첫 등교를 하던 날이 생각났다. 나도 학부모가 됐구나 하는 생각에 너무나 벅찼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에게 한글을 가르친 일, 셋째인 아들과 함께 목욕탕을 간 것 등 수많은 일이 눈앞에 생생하다"며 "매 순간 뿌듯함과 감동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이가 네 명이다 보니 다양한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한다. 특히 여행지에서 한 명이 사라져도 모르고 출발하는 경우도 있다. 그는 "아버지 생일 때 가족여행을 떠났는데, 한참 가다 보니 아이가 없어 가슴이 철렁한 적이 있다"며 "알고 보니 첫째가 큰형 차에 타고 있었다"라며 너털웃음을 보였다.

여러 아이가 있다 보니 식대도 많이 든다. 조 청장은 "아이들이 여럿이라 밥값이 많이 든다"며 "아이들이 포항에 있는 큰 누나 집에 여행을 간 적이 있는데 하루 만에 일주일 식량을 먹고 갔다며 말씀하셔서 한참 웃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가 이처럼 아이를 많이 낳게 된 것은 3남 2녀의 막내로 태어난데다 어린 시절부터 형, 누나들과 우애롭게 살아왔기 때문이다. 그는 "가족이 많아서 서로 돕고 의지하며 성장해 온 어린 시절이 좋았다"라며 "물론 지금도 의지 할 수 있는 가족이 많다는 생각에 힘이 난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과 찍은 예전 사진을 보면 그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조 청장은 "나이가 많다보니 아이들이 커갈수록 시간이 너무 아쉽다"라며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자라나 자기역할을 잘하며 살아줬으면 하는 바람뿐"이라고 강조했다.
조 청장은 국세청에서 다자녀를 위한 다양한 세무상 혜택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득, 재산에 따라 18세 미만 부양 자녀 1명당 50만 원에서 70만 원을 지급한다. 중복 지원은 불가하지만 자녀 수에 따라 차별적으로 세금을 줄여주는 자녀세액공제 제도도 운영 중이다. 다둥이 아빠 조 청장은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어려운 가정에 자녀장려금, 근로 장려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며 "더욱이 어린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로서 공감을 가지고 최대한 지원할 수 있도록 동료들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11년 서울청, 2014년 본청 근무 시절 '닮고 싶은 관리자 상'을 받은 조정목 대구지방국세청장은 행시 38회로 국세청과 서울청 등 서울에서 조사분야 업무능력을 키워 '조사통'으로 불린다. 2015년부터 2016년까지 대구청 성실납세지원국장을 역임한 뒤 미 국세청, 부산청 조사2국장, 국세공무원교육원장, 국세청 소득지원국장을 거쳐 대구지방국세청장에 자리했다. 그는 "공직자의 본분을 지키고 청렴하고 올바른 일을 하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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