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TK 통합신공항 특별법 무산…들끓는 지역민심, 아랑곳없는 여야

후속 논의도 지지부진할 가능성 커…주도권 잡은 민주당 "급할 것 없다"
국민의힘 "보궐선거 집중"…'TK 다독이기' 후순위로

더불어민주당 박인영(왼쪽부터), 김영춘, 변성완 부산시장 경선후보가 지난 19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인영(왼쪽부터), 김영춘, 변성완 부산시장 경선후보가 지난 19일 국회에서 '가덕도신공항 특별법' 2월 임시국회 내 통과 촉구 서한을 김태년 원내대표(왼쪽 두번째)에게 전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지난 19일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지원 특별법(통합신공항 특별법)은 제쳐놓고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가덕도 특별법)만 통과시키자 대구경북 여론이 들끓기 시작했다.

대구경북을 투명인간 취급하는 '민주당'도 밉지만 당면한 선거 한번 이겨보겠다고 '텃밭'조차 모른 척하는 국민의힘도 이제 내려놓고 싶다는 비판이 빗발친다.

하지만 이 같은 지역 민심과 달리 여의도에선 여야 모두 대구경북은 관심 밖이다. 이에 따라 통합신공항 특별법 논의는 지지부진할 가능성이 크다.

먼저 여당 내부에선 신공항 특별법 협상과 관련해 '일단 주도권은 잡았으니, 국민의힘에서 어떻게 나오는지 보자. 그런데 제1야당도 구조적으로 한 목소리를 낼 수는 없는 상황 아니냐. 우리가 급할 것은 없다'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당장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집중하고 선거가 끝나면 대구경북의 민심을 다독일 카드를 고민해 보자는 입장이라는 설명이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부산은 당장 시장 보궐선거도 중요하지만 차기 대선까지 생각하면 보수진영의 살을 깎아 먹어 들어갈 수 있는 곳이어서 민주당에는 매우 중요한 전략지역"이라며 "가덕도 신공항 이슈가 일회성으로 마무리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대구경북과 부산경남 가운데 부산경남을 선택한 것은 즉흥적인 결정이 아니라 매우 치밀한 계산 끝의 선택이며, 그 선택은 다음 선거에서도 유효할 것이라는 의미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김천)은 "여당이 이런저런 감언이설을 많이 쏟아냈지만, 특별법으로 약속이행을 보증하기는 어렵다는 의중을 비쳤다"며 "더욱이 재보궐선거 전 여당이 전향적 자세로 나올 것이라는 예상은 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에 정치권에선 민주당이 통합신공항 특별법 논의에 먼저 나서는 그림은 예상하기 힘들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결국 목 마른 사람이 우물을 팔 수밖에 없지만 국민의힘 내부 분위기도 대구경북에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21일 국민의힘 중앙당 당직자는 '일단 선거부터 이기고 봐야 하지 않겠느냐. 자칫 '민주당'의 영남 갈라치기 전략에 놀아날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중앙당 내에 팽배해 있다고 귀띔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대구 수성갑)도 이 같은 분위기 때문에 운신의 폭이 좁다는 점을 인정했다. 주 원내대표는 21일 "신공항 특별법과 관련 대구경북의 조직적인 움직임이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는 해당 행위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당내 인사들도 있기 때문에 매우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차기 대선에서 영남이 하나로 똘똘 뭉쳐야 정권교체가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구경북과 부산경남이 이렇게 반목해서는 곤란하다는 훈수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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