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음악을 들으려 할 때 처음 부딪히는 어려움 중 하나는 곡목 뒤에 붙어 있는 '알파벳'이다. 'Op', 'No', 'minor', 'K', 'BWV', 'HWV', 'Hob' 등은 무엇을 의미할까?
클래식에서는 음악 자체의 아름다움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굳이 제목을 붙이지 않는데, 이런 음악을 '절대음악'이라 하여 '표제음악'(제목이 붙은 음악)과 다르게 분류한다. 어떤 형식으로 작곡되었는지, 몇 번째 곡인지, 어떤 조성으로 작곡되었는지를 밝히는 것으로 제목을 대신한다.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Op.2 No.1 f minor'는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가운데 첫 번째(No.1) 곡이고, 베토벤이 작곡한 후에 출판한 작품 중에서는 두 번째(Op.2) 곡이며, 조성은 바단조(f minor)라는 것을 나타낸다. 'No'는 일련번호이며, 'Op'는 라틴어로 '작품'을 뜻하는 'Opus'의 약자로 작곡된 순서에 따라 번호를 매긴 것으로 베토벤이 처음 붙였다.
그런데 다른 작곡가에는 'Hob', 'BWV', 'K', 'D' 등 다른 기호가 붙어 있다. 이는 베토벤처럼 작곡가 자신이 붙인 게 아니라, 후세의 음악학자가 특정 작곡가의 작품을 연구하기 위해 나름대로 번호를 붙여 정리한 것이다. 하이든의 작품번호는 'Hob'로 표기하는데, 이것은 음악학자 안토니 판 호보켄에 의해 정리돼 호보켄의 이름을 딴 번호를 사용하고 있다. 호보켄은 숫자로 나열하지 않고, 먼저 장르별로 작품을 나누고 장르별로 로마숫자(Ⅰ, Ⅱ, Ⅲ)를 붙인 후 그 뒤에 연대순으로 아라비아 숫자를 붙였다.
바흐 작품에는 볼프강 슈미더가 바흐의 작품을 장르별로 정리해서 독일어로 바흐 작품 목록이라는 뜻의 'Bach Werke Verzeichnis'의 이니셜을 따서 BWV 번호를 붙였다. 또 '사계'로 유명한 비발디는 P, F, R 등의 번호가 쓰이는데 가장 많이 쓰이는 번호는 프랑스의 음악학자 피터 리옹이 정리한 R이다.
모차르트의 작품번호는 쾨헬번호라 부르는 'K'로 나타내는데, 이것은 모차르트의 열렬한 팬이던 쾨헬의 이름을 따서 붙인 것이다. 쾨헬은 모차르트의 작품을 연구해 모든 작품을 작곡 연대순으로 정리해 번호를 붙였다. '도이치 번호'라고 부르는 'D'는 슈베르트의 작품을 의미하는데, 음악학자인 도이치(Otto Deutsch)에 의해 만들어졌다.
이밖에 'WoO'란 번호가 있는데, 베토벤의 유작에 한해 이런 기호를 쓰고 있다. '작품번호가 없는 작품'이란 뜻의 약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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