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이 축사 코 앞까지 내려와 소만 풀어놓고 부리나케 도망나왔습니다."
22일 오전 10시쯤 찾아간 경북 예천 감천면 일원 산불 현장은 곳곳이 불에 타 검게 그을려 있었다. 전날 불어닥친 강한 바람으로 인해 불길이 날리면서 산림 여기저기 태웠다.
이곳 현장지휘본부에 모인 인력은 일출 후 본격적인 진화 작업에 나섰다. 큰불은 잡힌 상태였지만, 잔불과 2차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움직임은 분주했다.
띄엄띄엄 검게 탄 산림을 따라가 보니 화마에 뒤덮힌 축사가 보였다. 축사 3개동 중 1개동이 전소됐다. 다른 1개동은 지붕이 모두 타 구멍이 뚫린 상태였다. 다행히 축사에 있던 소는 피해를 입지 않았다.
불길에 살아남은 소들은 온전한 축사로 옮겨져 주인 김추일(65) 씨의 보살핌을 받고 있었다.
김 씨는 "멀리 보이던 불이 바람을 타고 축사 인근 야산으로 옮겨 붙더니 순식간에 주변이 불에 타기 시작했다"며 "불을 끄다가 불길이 거세지면서 축사에 있던 소만 풀어놓고 급하게 대피를 할 수 밖에 없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피해 축사에서 나오던 중 밑동이 불에 타 힘을 잃은 나무가 도로를 덮치는 위험한 상황도 발생했다. 2차 피해 예방을 위한 인력이 배치돼 있었지만, 피해 지역이 워낙 광범위해 추가 피해도 우려됐다.
이날 오후 안동 임동면 산불 현장도 잔불 정리가 한창이었다. 화재 현장 인근 임하호에서 물을 담은 헬기들이 곳곳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를 따라 물을 연신 퍼부었다.

안동 산불은 불길이 임동면 소재지까지 내려와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등 한때 혼란을 빚었다. 특히 강한 바람과 함께 화마가 휩쓸고 간 임하호 캠핑 수상레저 타운은 전쟁터 같았다.
전날 오후 캠핑장 이용객 일부는 들고온 짐을 모두 버리고 대피했고, 이후 불이 잡히면서 캠핑장을 다시 찾아 짐을 챙기는 이용객도 보였다. 사용된 소화기는 캠핑장 곳곳에 널브러져 있었다.
한 캠핑장 이용객은 "멀리 보이던 산불이 5분도 안 돼서 캠핑장으로 다가와 소화기로 급하게 진화를 했지만 역부족이었다"면서 "글램핑 이용객은 가져온 짐만 싸서 대피했고 캠핑카를 가져온 이용객들은 캠핑카를 버리고 갈 수밖에 없을 정도로 불이 순식간에 번졌다"며 긴박했던 순간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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