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특별기고] ‘사투리 UCC 백일장’ 폭발적 반응

많은 분들이 사투리의 매력 속으로 ‘풍덩’

김동욱 계명대 교수 작품·반응 평가

계명대·매일신문 보존 노력 등 결실

유튜브 동영상 활용 전국 최초 대회

출품작 수준 뛰어나 웃음·감동 선사

계명대학교와 매일신문사가 공동 주최한 사투리 UCC 경진대회는 유튜브 동영상을 활용한 전국 최초의 사투리 UCC 백일장 대회이다. 이 대회는 계명대학교가 오랫동안 가져왔던 사투리의 보존과 확산에 대한 노력의 첫 결실이며, 지역 대학이 지역사회와 함께 펼치는 의미 있는 행사라고 여겨진다. 이 대회를 통해 우리는 '정말 사투리는 촌스러우며 고쳐야 할 대상일까' '표준어를 우월하게 여기고 사투리를 열등하게 보는 생각이야말로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사고방식은 아닐까'라는 질문을 던져보게 된다면 더욱 의미가 있을 것 같다. 나아가 대학이 사투리의 보존과 확산을 선도해 지역 사랑과 지역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면 대학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보람이 더욱 크다 할 수 있겠다.

사실 인류의 관점에서 본다면 한국의 서울과 지방, 그리고 서울말과 사투리에는 어떠한 우열도 없다. 단지 서울말을 표준어로 삼으면서 사투리는 변방의 언어로 전락했고 소멸의 길을 걷게 되었을 뿐이다. 비트겐슈타인은 "언어의 한계가 세상의 한계를 규정한다"고 했다. 그만큼 언어는 우리의 생각에 큰 영향을 미친다.

계명대와 매일신문이 공동 주최한 사투리 UCC.백일장에 다양한 영상들이 출품돼 21개 최종 수상작이 결정됐다. TV매일신문 제공
계명대와 매일신문이 공동 주최한 사투리 UCC.백일장에 다양한 영상들이 출품돼 21개 최종 수상작이 결정됐다. TV매일신문 제공

이런 점에서 다가올 시대의 주역이 될 우리 대학생들이 사투리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가지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문제라 할 수 있다. 계명대학교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사투리 활성화에 대한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던 터에 지역의 대표 언론사인 매일신문이 이 취지에 공감, 계명대학교와 공동으로 이 대회를 열게 된 것이다.

계명대 국문과 김동욱 교수
계명대 국문과 김동욱 교수

처음으로 열린 이 대회는 기대 이상의 수확을 거두었다고 자평한다. 제출된 작품의 숫자도 예상을 뛰어넘었거니와 출품작의 수준도 매우 뛰어났다. 어떤 작품은 보는 내내 웃음을 자아냈고, 어떤 작품은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했다. 사투리가 지닌 매력과 힘이었다. 유튜브 동영상임에도 불구하고 연세가 높은 분들의 참여가 활발했던 점 또한 의외의 성과였다. 심사에 자발적으로 참여한 시민들의 관심 또한 뜨거웠다. 본선에 진출한 30작품을 대상으로 시민 참여 점수를 반영키 위해 개설한 유튜브 채널은 단 일주일 만에 수백여 명의 구독자를 확보했다. 어떤 영상은 수천 번의 조회수를 기록, 사투리에 대한 지역민의 관심과 사랑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대구경북 사투리 UCC 백일장을 통해 많은 분들이 대구경북 사투리의 매력에 빠져들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 또 지역을 아끼고 사랑하는 공공기관이나 기업체들도 사투리 확산에 동참해주길 기대한다.

김동욱(계명대 국어국문학 교수 겸 대회 심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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