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파우치 소장 "보건 관련해 미국에서 100년 내 벌어진 최악의 일"

"정치적 분열이 피해 키워" 질타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이 지난 1월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연합뉴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이 지난 1월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연합뉴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이 자국의 코로나19 사망자가 50만명을 넘어선 데 대해 "보건과 관련해 미국에서 100년 내 벌어진 최악의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수십 년 뒤 사람들은 작년을 끔찍한 해였다고 말할 것이고, 올해도 그렇게 불릴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파우치 소장은 "최선의 환경에서도 코로나19는 매우 심각한 문제였을 것"이라면서도 "이런 점이 (미국처럼) 부유하고 수준 높은 국가가 세계에서 제일 많은 사망자를 내고 가장 크게 피해 본 국가가 된 것을 변명하지는 못한다"고 일갈했다.

특히 마스크 착용이 방역수단이 아닌 정치적 입장을 나타내는 성명처럼 받아들여질 정도로 미국이 정치적으로 분열돼 있었던 게 피해를 키운 요인이라고 짚었다. 파우치 소장은 "코로나19 대응 실패 책임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전부 돌릴 순 없지만 최고위 지도자의 참여가 부족했던 점은 과학에 기반해 어떤 것이든 해보려는 노력에 해를 끼쳤다"고 꼬집었다.

또 몇몇 주(州)와 도시가 3월 봉쇄조처 이후 봉쇄를 안전하게 완화하는 방법과 관련해 자신이 참여한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권고를 무시한 것에 대해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을 보고도 그랬다는 것이 이해가 안 갔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날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미국의 코로나19 대응이 다른 나라 대부분보다 못했다"고 질타했다. 파우치 소장은 "과거를 돌이켜 일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비유적 표현으로 부검보고서를 내는 것은 어렵지만 미국의 코로나19 대응은 그저 나빴고, 지금도 나쁘다"라고 말했다. .

파우치 소장은 CBS방송에선 '내년까지 마스크를 쓸 수도 있다'라고 한 전날 발언을 부연했다. 그는 "가을과 겨울에 접어들면 많은 사람이 백신을 접종했겠지만 지역사회엔 어느 정도 바이러스가 남았을 것이라 상상할 수 있고, 안전하기 위해선 마스크를 써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50만명을 넘어서면서 추모의 뜻으로 백악관에 조기가 게양됐다. UPI·연합뉴스
미국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50만명을 넘어서면서 추모의 뜻으로 백악관에 조기가 게양됐다. UPI·연합뉴스

한편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 사망자들을 애도하며 촛불 추모 행사를 열었다. 그는 백악관 연설에서 "이 바이러스로 인해 지구상 다른 어떤 나라보다 더 많은 생명을 잃었다. 정말 암울하고 가슴 아픈 이정표"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모든 연방기관에 닷새 동안 조기를 게양하도록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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