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오전 8시쯤 대구 남구 앞산 안지랑골 공용 화장실. 구석에 놓인 쓰레기통에는 온갖 휴지와 페트병이 쑤셔져 있고, 세면대 위에는 페트병과 캔이 쌓여 있었다. 바닥에는 휴지 조각과 과자 봉지가 나뒹굴고 있었다.
안지랑골 환경공무원 A씨는 "이 정도는 그나마 나은 편"이라며 "화장실 내부는 물론이고 바깥에 비치해 둔 봉투도 쓰레기로 넘쳐난다. 심지어 계단이나 세면대에 페트병과 캔 음료 병을 두고 가는 경우도 수두룩하다"고 하소연했다.
대구 시민의 휴식처인 앞산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등산객들이 증가하면서 페트병과 휴지, 과일 껍질 등 쓰레기를 버리는 등산객도 덩달아 늘고 있다.
25일 대구 앞산공원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앞산 입장객은 지난 2018년 31만 명에서 지난해 39만 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주말 평균 등산객은 8만3천80명으로 평일 평균 등산객 4만5천968명의 1.8배에 달한다.
문제는 등산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들이 넘쳐나면서 앞산의 환경공무원들은 일요일과 월요일 오전마다 쓰레기 처리에 전쟁을 벌이고 있다.
9년째 앞산에서 환경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는 B씨는 "하루에도 두세 번씩 정상을 오르내리는데 짊어지고 간 쓰레기봉투는 순식간에 꽉 차버린다"며 "등산로는 물론 낭떠러지에도 쓰레기를 버려 이를 줍느라 손이 긁히고 다친다"고 했다.

인근 주택가의 일반 쓰레기도 앞산에 버려지고 있다. 야간을 이용해 등산로에 쓰레기를 던져두거나 공용 화장실 내 쓰레기 수거봉투에 넣어두기도 한다. 식용유와 된장 등 산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쓰레기들도 종종 눈에 띈다.
매일 앞산을 찾는 C(34) 씨는 "페트병 두 개씩 들고 앞산을 오르는데 버릴 곳이 마땅치 않다. 보통 화장실에 쓰레기를 버리는데 간혹 버릴 곳이 없어 세면대 위에 둔 적도 있다"며 "쓰레기통이 더 많으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앞산공원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쓰레기통이 있으면 오히려 쓰레기를 더 버리는 만큼 추가 설치는 불가능하다. 쓰레기는 꼭 되가져가는 시민의식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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