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3학기째 코로나 비대면 수업…"차라리 군대 먼저 갈래요"

입영 신청자 지난해보다 증가…3월 입대 공군 신청자 32%↑
4명 중 1명 "휴학 계획 중"…"강의 질 낮은데 비싼 등록금" 불만도

대학가 입학 시즌을 앞둔 4일 대학가 일대가 한산하다. 연합뉴스
대학가 입학 시즌을 앞둔 4일 대학가 일대가 한산하다. 연합뉴스

영남대 21학번 새내기인 장모(19) 씨는 지난해 수능이 끝난 뒤 육군 기술행정병에 지원했지만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장 씨는 "대학생인데 인터넷 강의를 듣는 것 같고, 동기들끼리 얼굴도 못 볼 것 같아 3월 입대 희망을 신청했는데 불합격해서 일단 대학에 등록한다"며 "학기 중에도 계속 군에 지원할 계획"이라고 했다.

지난해 2학기 휴학했던 대학생 정영록(25) 씨는 "1학기에 온라인 강의를 듣고 과제도 많았는데, 평가기준에 대한 교수님의 피드백이 없었다.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다음 학기에도 크게 개선될 것 같지 않아서 휴학을 결심했다"고 했다.

대학이 세 학기 연속으로 비대면 위주 수업으로 진행하면서 휴학이나 군 입대를 고민하는 대학생들이 많다.

병무청에 따르면 오는 3월 입대하는 공군병에 1만1천37명이 몰렸는데, 전년 같은 기간(7천483명)보다 32.2% 늘었다. 같은 기간 육군 기술행정병 지원도 전년에 비해 18.8% 늘었다. 특히 올해 1~4월 입대 경쟁률은 2.4대1→3.4대1→3.9대1→4.9대1로 증가세다. 지난해 같은 기간 중 최고 경쟁률은 3.9대 1이었다.

2월 입대하는 해군병 모집도 경쟁률 2.1대1을 기록해 지난해 동기보다 40% 높아졌고, 3월 입대 해병대 일반병은 선발 인원의 5배가 넘는 지원자가 몰렸다.

잡코리아·알바몬이 대학생 2천373명을 대상으로 한 올해 휴학 계획 조사에서 4명 중 1명은 휴학을 계획 중이라고 답했다. 가장 큰 이유는 '원격수업으로 강의 질이 낮아져서'(40.9%)였다.

'질 낮은 수업'에 대한 불만은 등록금 문제로 이어진다. 21일 교육부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대구경북권 대학 등록금은 비대면 위주 강의인데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평균 642만 원이다. 코로나19 전인 2019년의 639만 원에 비해 되레 올라 학생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경북대 학생 이원경(26) 씨는 "강의의 질이 낮을 수밖에 없는 비대면 수업이 이뤄지는데, 최소한 등록금을 3분의 1이라도 감면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로나 수업 3학기째를 맞는 이지민(20) 씨는 "아직도 동기들을 잘 모른다. 코로나 때문에 새내기 시절의 추억과 낭만은 사라졌고, 동기·선배와 친해질 기회조차 없었다. 올해 새내기가 들어와도 조언해줄 수 있는 말이 없어 속상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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