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의 도시들/ 애슐리 도슨 지음/박삼주 옮김/한울아카데미 펴냄
2015년 세계 195개 국은 파리기후변화협정을 통해 2100년까지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2°C 이하로 유지하며 궁극적으로는 1.5°C 이하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그런데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기후변화는 거짓말이며 중국이 날조한 것"이라며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 탈퇴했다. 기후변화 부인론자들은 기후변화는 없다고 말하다가 부인할 수 없는 증거들이 나오자 기후변화는 태양이나 화산활동 같은 자연적 현상의 결과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기후변화는 바로 지금 일어나고 있으며, 무엇보다 다수 인류가 거주하는 장소인 '도시'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 책은 세계 주요 대도시의 불균등한 발전과 재난의 조건을 탐구하면서, 오늘날 극단의 도시에 닥친 위험을 경고한다. 저자는 대다수 인류를 수용하고 온실가스를 대기에 가장 많이 배출하면서 해수면 상승과 강력한 폭풍에 노출되어 있는 '도시'야말로 기후변화의 최전선에 놓여 있으며, 그러한 도시의 자연적 취약성은 사회적 불의에 의해 고조된다고 말한다. 해안에 위치한 뉴욕, 로스앤젤레스, 워싱턴, 마이애미 등 미국의 대도시 대부분과 뭄바이, 광저우, 상하이, 호치민, 콜카타, 오사카, 알렉산드리아 등 해안 거대도시가 위험하다는 것. 저자는 "이러한 '극단의 도시'는 현대 도시의 규정적인 특성이며 냉혹한 경제적 불평등의 공간이다. 인류가 앞으로 닥칠 폭풍을 어떻게 잘 견딜 것인지는 전적으로 도시가 인종, 계급, 젠더의 격차에 어떻게 대응하는지에 달려 있다"며 "극단의 도시야말로 인류의 생존을 위한 가장 중요한 투쟁이 일어나는 곳"이라고 역설한다.
"해안의 범람은 이미 미국과 세계 전역의 공동체를 황폐화시키고 있다. 특정한 해안구역(심지어 도시 전체)에서 거주가 불가능해지고, 갑작스러운 퇴출보다도 재난에 앞서 사람들을 이주시키는 계획이 점차 올바른 대안으로 간주될 것이다. 덧붙이자면 일부 도시는 그러한 이주비용 및 세수의 손실을 두려워해서 공동체 철수에 재정을 투입한다는 생각을 기피하겠지만, 한 번에 사람들을 철수시키는 데 비용을 들이는 것이 홍수가 심해지고 해수면이 상승하면 쓸모없게 될 제방, 방조제, 기타 고형 방어벽을 건설하고 유지하는 것보다 실제로 훨씬 더 홍수방어 비용을 아끼는 수단이다. 공동체가 주도하는 공정한 철수가 최선의 희망이다."(365~366쪽). 400쪽, 4만6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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