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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 학과 폐지" 일방 통보한 경주 동국대…구성원 반발

한국음악과, 빅데이터 응용통계학 전공, 신소재화학 전공, 의생명공학 전공 폐지
'독단적 학사구조 개편'…의사 수렴·반영 과정없이 진행
총장은 교수 면담 요청도 거부…공지없이 올 신입생 모집 논란

동국대 경주캠퍼스 전경. 매일신문 DB
동국대 경주캠퍼스 전경. 매일신문 DB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가 최근 학사구조 개편을 명분으로 4개 학과 폐지 계획을 발표해 학내 구성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구성원 의견수렴 없는 집행부의 일방적 통보식 학사구조 개편이란 주장이다.

대학 측이 발표한 폐지 대상은 ▷한국음악과 ▷빅데이터 응용통계학 전공 ▷신소재화학 전공 ▷의생명공학 전공 등 4개 학과다. 해당 학과는 2022학년도부터 신입생 모집이 중지될 예정이다.

문제는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한 데다 폐지를 앞두고 버젓이 신입생까지 받았다는 점이다.

해당 학과 교수·학생들에 따르면 대학 측은 이 같은 내용을 지난달 26일 해당 학과 교수들에게 알리며 공식화했다. 일방적인 통보 형식이었고 공문도 없이 구두로 알렸다고 한다. 이후 해당학과 교수들이 부당하다는 견해를 밝히고 수차례 총장 면담을 요청했으나 모두 거부당했다는 것이다.

또, 대학 측이 지난 22일 화상 대화 프로그램을 활용해 비대면으로 진행한 '학사구조 개편 관련 재학생 설명회 및 의견수렴'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1시간 정도 학과 폐지에 대한 통보와 전과 등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고, 그 뒤 학생들의 질의가 이어지고 언성이 높아지자 설명회 도중 대학 측이 일방적으로 프로그램을 종료해버렸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당시 해당 프로그램엔 폐과 대상 학생과 교수 등 400명 정도가 접속해 있었다고 한다.

2021학년도 신입생 모집 당시에도 폐과에 대한 안내가 전혀 없었다는 점도 큰 반발을 사고 있다.

한국음악과 한 신입생은 "입학전형 당시 '학과 폐지 논의가 있으니 참고하라'는 언급이 있었다면 이 대학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개인에겐 인생이 걸린 문제인데, 대학 측의 이 같은 행정에 분노가 치민다"고 했다.

폐지 대상 4개 학과 학생들은 24일 성명을 내고 "학칙엔 학사구조 개편 시 구성원 의견을 수렴해야 하고 수렴한 내용을 반영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으나, 본교의 학사구조 개편은 이를 철저히 무시한채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부당하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학 교수회 측도 '캠퍼스 총장과 집행부의 일방통행식 소통'을 지적했다.

이들은 지난 23일 입장문을 통해 ▷학사구조개편에 관한 관련 규정 적용 시기 ▷모집중지 대상 학과 선정 기준 ▷학과 역량평가 결과 산출 방법 ▷구성원 의견수렴 등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일방적인 통보가 아닌 정상적인 규정과 절차에 따라 구조 개편을 진행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대학 측은 "이번 개편은 어느 때보다 소통을 중시하며 규정과 절차에 따라 진행해왔고, 현재 총학생회·학과대표 등과 간담회를 준비하고 있다"며 "학과 폐지는 논의 중인 사안으로 다음달 말이나 4월 초쯤 확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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