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은 선거개입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지방 순회 행사를 중단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20대 총선 선거운동 기간 중이던 2016년 4월 8일 박근혜 대통령이 충북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찾자 더불어민주당이 낸 논평 내용이다. 당시 민주당은 "이런 때에 대통령이 충북을 방문하는 것은 선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25일 부산 가덕도를 방문하자 야권은 4월 7일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염두에 둔 '노골적 선거용 행보'라고 반발했다.
청와대는 한국판 뉴딜 관련 현장 방문이라고 했지만, 5년 전 자신들이 비판했던 행동을 그대로 답습했다는 이른바 '내로남불' 비판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이날 문 대통령은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 전략 보고'에 참석차 부산을 방문, 가덕도 신공항 예정지를 어업지도선을 타고 선상 시찰하며 이병진 부산시장 권한대행으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았다.
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는 물론 공항 건설에 관련이 있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등 당정청 핵심 인사도 동행했다.
이 자리에서 부산·울산·경남 시·도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 ▷동남권 광역교통망 확충 ▷동남권 수소경제권 구축 ▷2030 부산 월드엑스포 성공 유치 지원 등을 건의했다.
이후 부산신항에서 문 대통령은 "신공항이 들어서면 24시간 하늘길이 열리고, 하늘길과 바닷길, 육지길이 만나 세계적 물류 허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반대 의견을 내놓은 국토교통부에 "책임있는 자세와 의지를 가져야 한다"는 사실상의 강한 질책성 발언까지 쏟아냈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도 않았는데도, 대통령이 관련 부처 장관을 대동하고 신공항 입지를 기정사실화한 셈이다.
야당은 이를 부산시장 보궐선거 판세를 뒤집기 위한 당정청 합작 '가덕도 올인' 전략으로 보고 "노골적 선거 행보"라며 공세를 퍼부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대구 수성갑)는 이날 "4·5차 재난지원금 공세에도 마음이 안 놓였는지 가덕도 신공항과 동남권 메가시티로 민주당 지원 선거운동에 나서고 있다"며 "청와대는 선거와 무관하다지만 누가 봐도 대통령의 도를 넘은 선거 개입"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노골적인 선거개입은 탄핵사유에 해당하는 점 잊지 마라. 우리 당은 대통령 일정 후 선거법 위반 여부 검토에 들어갈 것"이라고 압박했다.
같은 당 서병수 의원도 SNS에 "불리한 보궐선거를 어떻게든 만회해보려 정부와 여당, 대통령까지 나서 금권선거, 관권선거도 불사할 참인 것 같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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