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월 18일 대구 지역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후 확진자는 급격히 늘어나 병실 부족으로 자택에서 입원 대기 중이던 환자가 돌아가시는 안타까운 일까지 발생하는 등 지역 의료 시스템은 그야말로 카오스 직전이었다.
전대미문의 사태에 직면한 시민들은 막막하고 암담했지만 결코 침착함을 잃지 않았으며, 대구시와 정부 역시 좌절하지 않았다. 해결책을 찾기 위해 대구시와 전문가가 머리를 맞댄 결과 무증상·경증 환자들이 생활하며 치료받을 수 있는 생활치료센터 운영을 결정하게 되었다. 이렇게 1년 전, 세계 최초의 생활치료센터가 대구에서 열렸다.
하지만 의료시설이 아닌 곳에서 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생활치료센터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감염병 관리에 필요한 기준을 충족해야 했고, 생활치료센터 인근 지역민들의 불안감도 불식시켜야 했다.
이에, 대구시는 중앙 부처와 한마음 한뜻으로 센터 운영에 적합한 시설을 찾기 위해 2주 동안 밤낮으로 전국 곳곳을 누볐다. 총 이동 거리만 6천450㎞에 이르렀다. 주민 간담회를 개최하고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하면서 주민들의 이해와 협조도 구했다.
금석위개(金石爲開)라 했던가. 어떤 일이든 강한 의지로 전력을 다하면 쇠와 돌도 열리게 한다는 말처럼 작년 3월 2일, 대구시는 동구 혁신도시에 소재한 중앙교육연수원에서 생활치료센터 운영을 시작했다.
이후 경북, 충남·북, 전북 등 전국 14개소에서 대구 생활치료센터가 60일간 운영되었다. 이 기간 동안 총 3천25명의 무증상·경증 환자가 입소해 2천844명이 완치돼 퇴소하였으며, 완치율은 무려 94%에 달했다. 누적 종사자는 총 1천601명으로 이 중 의료진이 701명, 중앙 부처·군·경찰·소방 등에서 470여 명, 대구시에서 430여 명의 직원이 교대로 파견근무를 하였다.
그리고 지난겨울, 3차 대유행이 시작됨에 따라 그동안의 경험을 살려 수도권의 생활치료센터 개소에 노하우를 전수해 주었으며, 지역 환자를 위해 12월 초부터 안동 인문정신연수원, 경주현대자동차연수원, 대구 중앙교육연수원에 차례로 생활치료센터를 개소하였다. 개소 후 현재까지 총 385명의 환자가 입소해 360명이 무사히 완치되었으며, 단 한 건의 사건·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지난 1년간 2차례에 걸쳐 생활치료센터를 준비하여 운영하였고, 아직도 코로나19와의 기나긴 싸움은 완전히 끝나지 않았지만, 다행히 확진자 수가 감소함에 따라 현재는 생활치료센터 운영을 잠시 중단하고 있다.
돌이켜 보면, 생활치료센터를 운영하면서, 힘든 일보다는 감사한 일이 더 많았다.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선뜻 시설을 내어 주신 기업과 기관 관계자분들과 응원 현수막, 손편지로 환자들의 쾌유를 기원하고 종사자들을 격려해 주셨던 국민들의 따뜻한 마음은 언제까지나 가슴 깊이 남아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생활치료센터를 운영한다고 했을 때 전국에서 한달음에 달려와 주신 의료진과 군인, 소방, 그리고 대구시 공무원들이 흘린 땀과 노력에 너무나 감사드린다.
3차 대유행을 끝으로 코로나가 종식되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만약 대유행이 다시 오더라도 우리 대구는 언제나 그래왔듯이 위대한 대구 시민 정신을 바탕으로 철저히 준비하고 대처해 나갈 것이다.
우리는 이 싸움에서 반드시 이길 것이고, K-방역의 핵심으로 굳건히 자리 잡은 생활치료센터가 그 희망의 밑거름이 되리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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